한화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30)가 교체투수를 채운 불펜카를 돌려보내는 투혼에도 불구하고 리그 최다패를 피하지 못했다.
이브랜드는 2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⅔이닝 10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사구 4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한화의 4-5 패배와 함께 이브랜드는 시즌 9패(2승)째를 당했다. SK 외국인 투수 조조 레이예스와 함께 리그 공동 최다패 투수가 된 것이다.
이브랜드는 4회까지 롯데 타선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5회초 정훈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며 이어진 2사 3루 손아섭 타석에서 폭투가 나오며 추가 실점을 내줬다. 손아섭의 좌전 안타와 2루 도루로 이어진 2사 2루에서는 전준우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3실점째를 허용했다.

6회초에는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던진 2구째 140km 직구가 가운데 높게 몰리는 바람에 비거리 115m 좌월 솔로 홈런으로 이어졌다. 이브랜드의 시즌 4번째 피홈런. 이브랜드는 7회초 선두타자 정훈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맞았으나 이승화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 돌렸다.
그 순간 한화 덕아웃에서 정민철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향해 나왔다. 투구수 104개로 힘이 떨어진 상황이었고, 우타자 조성환 타석에서 투수 교체가 예상됐다. 우측 외야 한화 불펜에서는 교체투수 김광수를 채운 불펜카가 1루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브랜드와 정 코치가 통역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길어졌다. 한참 뒤 정 코치는 덕아웃을 향해 OK 표시를 보냈다.
결국 정 코치는 홀로 마운드를 내려왔고, 이브랜드가 마운드에 남았다. 불펜카는 다시 외야의 불펜으로 후진 이동했다. 이브랜드가 "내가 보낸 주자는 내가 해결하고 싶다. 더 던지고 싶다"라는 의사를 강하게 표시, 불펜카를 돌려보낸 것이다. 스스로 초래한 위기를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의지 표현. 이브랜드는 조성환을 중견수 얕은 뜬공으로 잡고 위기를 넘기는가 싶었다.
그러나 손아섭에게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1타점 적시 3루타를 맞았고 이브랜드도 아쉬움 속에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총 투구수 111개. 직구(37개)-슬라이더(26개)-투심(24개)체인지업(22개) 등을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6km까지 나올 만큼 힘이 있었다. 어느 때보다 뜨거운 투혼을 보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최다패 투수가 되고 말았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6.01에서 6.06으로 오르며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31명 중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