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박인비(25, KB금융그룹)가 뛰어난 기량만큼이나 성숙한 마인드를 뽐냈다.
박인비는 지난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골프여제를 보기 위해 수많은 팬들과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박인비는 올 시즌 열린 3차례의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등 벌써 6승을 수확했다.
박인비는 기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세계정상급 마인드를 선보였다. 시즌 초반 맹위에 비해 최근 2개 대회에서 부진한 것에 대해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퍼트가 생각보다 안 들어갔다. 잘 굴러가긴 했는데 아쉽게 옆으로 빠지는 것이 많았다"는 박인비는 "그동안 플레이가 잘 됐으니깐 1~2경기 잘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대회가 아니라 다행이다"라고 특유의 긍정 마인드를 보였다.

박인비는 최근 활약상으로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회 참가와 잦은 인터뷰 탓에 아랫입술이 트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긍정 마인드로 싹 잊어버렸다. 박인비는 "(미디어를 대하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골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감당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잘하고 있기 때문에 있는 일이니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간 이러한 경험을 많이 못했기 때문에 낯설 수 있는데 조금 더 경험을 하다 보면 편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인비는 내달 1일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면 전무후무한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시즌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앞서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웨그먼스 챔피언십, US 여자오픈에서 연달아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인비는 남은 2개의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 중 한 대회만 석권하면 그랜드슬램 금자탑을 쌓는다.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장은 악명이 높은 코스로 유명하다. 비, 바람의 궂은 날씨와 난코스는 '골프여제' 박인비도 쉽게 공략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박인비는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대회에서 '부담감'보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박인비는 "버디가 한 라운드에 7~8개 나오는 코스보다는 파를 위해 노력하고 버디는 정말 잘해야 할 수 있는 그런 코스가 좋다. 모험을 걸고 내 자신을 테스트할 수 있는 코스가 좋다. 그래서 그런지 어려운 상황이 나한테 잘 맞는 것 같다"라며 "브리티시오픈은 날씨가 관건이다. 나는 바람이 부는 골프장에서 경기를 잘해왔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치른 대회 중 가장 많은 부담감을 가져야 하는 대회다. 지금껏 이런 어려움을 잘 이겨냈기 때문에 브리티스오픈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박인비는 오는 28일까지 공식 일정 참가 및 개인정비로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페라리 조인식, 제주도 재즈페스티벌 등에 참가하는 박인비는 개인훈련 및 휴식을 통해 브리티시오픈 준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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