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 끝’ 두산, 위기의 향후 일정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7.24 07: 37

단순히 보면 그냥 연승이 끝났을 뿐이다. 타선도 막판 세 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추격전을 벌여 맥없이 패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 열흘 간 가장 믿을 수 있는 에이스를 쓰지 못한다. 하필이면 순위 경쟁에 있어 반드시 잡아야 하는 팀들과의 대전이 연달아 이어진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2)를 열흘 간 쓰지 못하는 두산 베어스가 후반기 개막과 함께 커다란 위기를 맞았다.
두산은 23일 목동 넥센전서 5-8로 역전패했다. 6회 김지수에게 동점 우전 안타를 내준 뒤 이택근-강정호-김민성에게 3연속 투런을 허용하며 결국 3연승을 마감했다. 시즌 전적은 40승2무34패로 5위 KIA, 6위 롯데에 한 경기 반 차 4위다.
문제는 시점이 안 좋다는 것. 경기에 앞서 두산은 올 시즌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이유는 등 근육통. 앞서 전반기에도 니퍼트는 목-등 근육통 등으로 인해 세 차례 가량 로테이션을 걸렀는데 엔트리 말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로 인해 두산은 최소 열흘 간 니퍼트를 경기에 투입할 수 없다.

그런데 하필이면 넥센-2위 LG-6위 롯데로 이어지는 험로다. 23일 패배로 두산은 넥센에 4승5패 열세가 되었으며 LG와는 4승4패 백중세다. 롯데에는 2승1무5패로 가장 약하고 롯데 원정 3연전이 끝나면 4승5패 열세인 7위 SK와 3연전을 갖는다. 선발 투수가 완비되어 있다면 모를까. 가장 믿을만한 에이스 니퍼트가 빠졌다는 점은 두산에 커다란 암초와 같다. 니퍼트는 1군 엔트리 말소로 롯데전까지 투입이 불가능하다.
어느덧 좌완 에이스로까지 자라난 유희관이 5⅔이닝 3실점으로 넥센 예봉을 꺾지 못한 채 두산은 24일 우완 에이스 노경은을 선발로 예고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신고선수 출신 우완 유창준이 ‘아직’이라는 답을 듣고 다시 2군에서 훈련하는 가운데 유력한 후속 선발 후보는 새 외국인 투수 데릭 핸킨스와 3년차 우완 안규영이다.
그런데 안규영은 23일 마지막 투수로 나서 1이닝 동안 김민성에게 좌중월 투런을 허용하며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0일 한화 2군전서 3이닝 선발 등판을 치른 안규영은 23일 마운드에 올랐고 이대로라면 LG 3연전 중 한 경기 등판이 유력하다. 그런데 등판 간격이 좁은 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할 가능성이 적다. 결국 롱릴리프 김상현이 그 뒤를 메워야한다는 부담이 있다.
핸킨스는 한국 무대에서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은 투수. 195cm 장신에 높은 타점에서 싱커가 위력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으나 아직 제대로 뚜껑이 열리지 않았다. ‘퇴출된 개릿 올슨보다 오래 버텨주면 다행’이라는 보살 같은 마음으로 지켜보기는 중위권 경쟁 중인 팀의 항로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오뉴월 투수난 속에서 두산이 크게 무너지지 않고 버틴 데는 야수진의 힘이 크다. 그나마 전반기 막판 안정세를 찾은 것은 우천 휴식도 포함되며 니퍼트-노경은-유희관 등 기둥 선발 투수들이 경기를 잘 만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삼각대에서 다리 하나가 열흘 동안 빠져있다. 새 선발 핸킨스와 예비 선발의 맹활약. 그리고 코칭스태프의 시의적절한 투수 교체가 없다면 두산은 자칫 여기서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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