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선발이 없다", 김시진 감독의 깊은 한숨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7.24 06: 18

후반기 롯데의 고민은 선발진에 있다. 경쟁팀과 비교해도 1,2,3선발은 밀리지 않지만 구멍난 4,5선발 자리가 고민이다.
전반기 롯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01, 퀄리티스타트는 40번을 기록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위, 퀄리티스타트는 2위에 해당한다. 팀 평균자책점은 3.90으로 3위를 기록, 탄탄한 투수진으로 전반기를 버텼다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선발진의 편차다. 현재 40번의 퀄리티스타트 중 1,2,3선발이 기록한 건 총 34번이었다. 유먼이 15번으로 가장 많고 옥스프링이 12번, 송승준이 7번을 기록했다. 나머지 6번은 고원준이 4번, 이재곤이 2번을 기록했을 뿐이다.

즉 4,5선발이 나선 경기는 어렵게 풀어갔다는 의미다. 롯데는 고원준, 이재곤, 김승회, 김수완, 진명호 등 5명의 투수를 선발로 기용해봤지만 눈에 띄는 선수는 없었다. 때문에 김시진 감독은 "후반기 4,5선발 자리에 새로운 선수를 기용해 볼 것"이라고 공언한 상황이다.
문제는 전력에 가세할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1군에 아직 올라오지 못한 이용훈, 이정민, 조정훈 모두 올 시즌 출전이 힘들 것으로 보고있다. 이용훈과 이정민은 시즌 초반 퓨처스리그에서 7경기만 출전했고, 조정훈은 통증이 재발한 상황이다.
결국 현재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후반기에는 이제까지 선발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대거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23일 경기를 앞두고 "주말 SK전 정해진 선발이 없다"고 말했다. 일요일 선발로 들어갈 유먼을 제외하면 금, 토요일 선발은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이어 김 감독은 "1~3선발을 빼면 상황과 상대 특성을 보고 기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새로운 선발 후보는 우완 김사율과 허준혁이 꼽힌다. 김 감독은 "둘 다 선발로 준비를 시켰다"고 인정했다. 특히 김사율에 대해서는 "2, 3이닝도 던져봤고 2군에서는 선발로도 나온 적이 있다. 5회까지 투구수 70개 정도는 가능하다. 이 정도면 임시방편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김사율을 선발로 기용하는 건 모험이다. 데뷔 초 선발로도 종종 출전했던 김사율이지만 최근에는 줄곧 불펜으로만 나섰다. 통산 364경기 가운데 선발로 나선 건 단 20경기 뿐, 그 마저도 마지막 선발등판이 2003년 9월 27일 사직 삼성전으로 무려 10년 전이었다. 선발로도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팀 전력이 약했던 때이긴 했지만, 김사율은 선발로 20경기에서 75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11패 평균자책점 7.88에 그쳤다.
그렇지만 충분히 시도 해볼만한 기용이다. 한 점도 줘서는 안 되는 불펜보다는 편하게 던질 수 있는 선발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게다가 올해 김사율은 두 차례나 2⅔이닝을 던져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에도 큰 무리가 없음을 보여줬다.
현재로서는 김사율이 주말 SK전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후반기 롯데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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