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자리든 OK’ 추신수, FA 최대어 입증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7.24 06: 21

자신에게 붙었던 두 가지 물음표를 커다란 느낌표로 바꾸며 만능 외야수가 됐다. 
추신수(31, 신시내티)가 1번 타자와 중견수 자리 모두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이 올 겨울 FA 시장 최대어임을 입증 중이다. 추신수는 23일(한국시간)까지 96경기에 나서며 타율 2할9푼4리 출루율 4할2푼7리 장타율 .481 14홈런 11도루 32타점 69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리드오프에게 가장 중요한 기록인 출루율에서 1번 타자 중 리그 최고 성적. 중견수 수비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되면서 외야 세 자리를 모두 커버할 수 있게 됐다.
놀라운 점은 추신수가 1번 타순을 의식하지 않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1번 타자 자리에선 의도적으로 투수와의 볼카운트 싸움을 길게 가져가기 마련, 그러나 추신수는 자신이 1번 타자로 나선다고 이런 점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3일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로 활약한 후 추신수는 “1번 타자라고 달라진 것은 없다. 1번 타순이든 9번 타순이든 내가 하는 야구는 똑같다. 1번 타순에서서 공을 많이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나는 초구도 들어오면 친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록만 놓고 봐도, 타순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다. 추신수는 2년 연속 20-20을 달성했던 2009시즌과 2010시즌 주로 3번 타순에 배치됐지만 각각 타율 3할 출루율 3할9푼4리 장타율 .489, 타율 3할 출루율 4할1리 장타율 .484를 올렸다. 올 시즌 출루율이 커리어하이이긴 하지만 타율과 장타율에 있어 당시와 큰 차이는 없다. 결국 추신수의 타격 메커니즘 자체가 타순에 구애받지 않을 정도로 확실히 정립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분명 올 겨울 FA 시장에서 엄청난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해 12월 신시내티는 유일한 구멍이었던 리드오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신수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2012시즌 1번 타자였던 드류 스텁스의 출루율이 2할7푼7리에 불과했기에, 신시내티는 추신수가 올 시즌 후 FA되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우승을 위한 주사위를 던진 것이다.
신시내티 경우에서 보듯, 추신수를 선택한 팀은 약점을 추신수를 통해 완벽히 메울 수 있다. 통산 1번 타순부터 6번 타순까지 모두 OPS .800 이상을 찍고 있으니 어느 자리든 활약이 보장되어 있는 것이다. 리그 적응에 대한 우려 또한 없다. 지난 시즌까지 저스틴 벌렌더나 펠릭스 에르난데스 같은 아메리칸리그 초특급 투수들에게 유난히 강했던 추신수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서도 랜스 린, 호세 페르난데스 팀 린스컴 같은 에이스급 투수들에게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23일 경기를 앞두고 배팅훈련을 마친 추신수는 팬들의 사인 공세에 시달리며 신시내티 선수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렸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대다수였는데 이들 중 몇몇은 “제발 내년에 우리 팀으로 와 달라”며 벌써부터 스카우트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오는 겨울 추신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이들로부터 애정공세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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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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