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시즌 내셔널리그 센트럴 디비전 우승을 차지한 신시내티는 작년 12월 트레이드로 추신수(31)를 영입했다. 추신수가 2013시즌 후 FA 자격을 얻고 팀 사정상 추신수를 붙잡을 확률이 낮음에도 신시내티는 우승을 향한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출루율이 2할7푼7리에 불과했던 1번 타자 드류 스텁스의 자리를 추신수로 대체한다면, 월드시리즈 제패란 방점을 찍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신시내티의 선택은 대성공이다. 추신수는 23일 샌프란시스코전까지 타율 2할9푼4리 출루율 4할2푼7리 14홈런 11도루 32타점 69득점을 기록, 리그 최고의 1번 타자가 됐다. 신시내티는 시즌 내내 세인트루이스, 피츠버그와 치열한 디비전 1위 경쟁을 벌이는 주인데, 23일까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2위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의 주축이 된 지난 2008시즌 이후 포스트시즌 진출 경험이 없다. 공교롭게도 클리블랜드는 2007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을 마지막으로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시키며 리빌딩에 착수, 추신수는 리빌딩의 핵심 선수로 팀을 이끌어왔다.

2011시즌과 2012시즌 클리블랜드는 시즌 중반까지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했지만, 끝내 선수층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추신수 또한 누구보다 간절하게 가을잔치 티켓을 원했으나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만큼 신시내티의 우승 도전이 추신수에게는 커다란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팀 승리를 위해 몸쪽을 향하는 볼에 꿈쩍도 하지 않으며, 중견수 수비에 대한 물음표도 완전히 지워버렸다.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그라운드 위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추신수는 23일 리그 에이스급 투수들에게 유난히 강한 모습을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포스트시즌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큰 무대에 대한 스릴도 느끼고 관중들 많이 와서 환호하고 좋은 경기가 될 것이다”며 가을잔치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을 동시에 보였다.
현재 신시내티는 추신수가 최근 16경기 연속 안타를 치는 동안 9승 7패, 5할 승률 +2로 조금씩 승리를 쌓고 있다. 디비전 1위 세인트루이스와 4.5경기, 2위이자 와일드카드 선두인 피츠버그와 3경기차로 승차를 좁혀놓은 상태.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피츠버그와 단판 플레이오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
물론 신시내티가 디비전 우승과 함께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확률도 충분하다. 특히 추신수는 지난 6시즌 동안 전반기(OPS .836)보다 후반기(OPS .879에 강했다. 추신수는 “최근 잘 치고 있으니까 지금 페이스를 길게 유지하고 싶다”면서 “세인트루이스와 피츠버그가 앞에 있는데 두 팀을 신경 쓰기보다는 매 경기 집중하자는 게 우리 팀 분위기다. 우리 팀도 올라갈 시기가 되면 올라올 것이다”고 포스트시즌 진출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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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