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KIA, 외국인도 속 썩이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7.24 06: 19

가뜩이나 갈 길이 바쁜 상황인데 팀 전력의 핵심들인 두 외국인 선수가 속을 썩인다. 한 때 KIA의 ‘믿는 구석’ 중 하나였던 헨리 소사(28)와 앤서니 르루(31)가 선동렬 감독을 비롯한 KIA 코칭스태프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우승후보로까지 손꼽혔지만 여러 악재 속에 전반기를 5위로 마감했던 KIA다. 이제는 배수의 진을 치고 후반기 역전극을 노린다. 약점이었던 몇몇 부분에 손을 대며 안간힘을 쓰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 약점을 메워줄 카드로 여겼던 두 외국인 선수가 팀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선 감독으로서는 생각하기 싫은 시나리오가 전개될 위기다.
소사와 앤서니는 지난 시즌 KIA에 입단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앤서니는 32경기에서 11승1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83으로 선전했고 중간에 팀 유니폼을 입은 소사 역시 9승8패 평균자책점 3.54로 팀 선발진을 지탱했다. 두 선수가 나란히 재계약에 이른 배경이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이 지난해보다 못하다는 게 문제다. 여기에 점차 문제점이 커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팀의 마무리로 낙점되며 보직을 이동한 앤서니는 20세이브를 올리긴 했으나 잦은 불안 탓에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선 감독은 송은범을 임시 마무리로 내세우고 앤서니의 선발 복귀를 추진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다. 앤서니는 퓨처스리그 첫 경기였던 지난 21일 함평 넥센 2군과의 경기에서 5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썩 좋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선 감독은 앤서니가 이날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경우 1군에 불러올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계획은 일단 보류됐다. 현재 KIA의 선발 로테이션은 양현종의 부상, 서재응의 부진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를 생각하면 앤서니의 더딘 회복세는 머리가 아플 만하다. 한 번 리듬에 꼬였기에 쉽게 풀어갈 만한 문제도 아니다.
선발진에서 자기 몫을 해줘야 할 소사도 최근 부진하다. 소사는 최근 2경기에서 최악투를 펼쳤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13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4이닝 6실점했고 후반기 개막전이었던 23일 잠실 LG전에서는 2이닝 5피안타 6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구속도 구속이지만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공이 높게 형성됐고 물이 오른 LG 타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소사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5.35로 지난해(3.54)보다 2점 가까이 높아졌다. 피안타율도 3할에 이른다. 확실히 구위 자체는 지난해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다. 경기마다 기복이 심하다는 것도 고민이다. 소사는 올 시즌 4이닝 이하 경기가 네 차례나 된다. 말 그대로 조마조마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부진 속에 KIA도 7월 3승4패에 머물고 있다. 이들의 반격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KIA의 가을 전망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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