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전성기 바라보는 이승엽의 시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7.24 06: 35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 '맏형'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병규, 류택현(이상 LG), 이호준, 손민한(이상 NC)이 대표적인 사례.
LG 주장을 맡고 있는 이병규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뒤늦게 1군에 합류했다. 23일 현재 타율 3할9푼1리(174타수 68안타) 4홈런 45타점 22득점.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그의 방망이는 한껏 달아오른 상태. 이병규와 상대했던 모 투수는 "어떤 코스의 어떤 구질이든 다 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혀를 내둘렀다.
현역 최고령 투수 류택현은 전반기에 통산 최다 홀드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후반기 들어 투수 최초의 통산 9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할 듯.

지난 시즌 FA 자격을 얻은 뒤 SK에서 NC로 둥지를 옮긴 이호준은 타율 2할8푼(279타수 78안타) 10홈런 57타점 28득점으로 공룡 군단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성적만 놓고 판단하는 건 금물. '준코치'라 불릴 만큼 선수단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다.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 또한 3년 간의 공백에도 3승 2패(평균자책점 3.00)를 거두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어느덧 30대 중후반에 이른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맏형들의 활약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당연히 그만큼 우리나라 야구가 발전했다는 뜻이다. 선배들이 장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봐야 한다. 예전에는 선수 생명이 짧았지만 좋은 점인 것 같다"고.
진갑용에 이어 팀내 서열 2위인 이승엽은 "나도 지금은 좀 안 좋지만 남은 시즌 나이가 들어 힘들다는 생각보다 선배들을 보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겠다"며 "오랫동안 건강한 모습으로 야구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이승엽은 "과거에는 30세가 넘으면 모두 베테랑이라 불렀다. 그래도 노장에서 베테랑으로 (표현 방법이) 많이 바뀌었다. 경험이 많은 선수라 불리고 싶지 '나이가 많다' 혹은 '끝물'이라는 표현을 듣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나이만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건 오산에 가깝다. 20대 선수와 비교해도 체력적인 부분에서 뒤지지 않는다면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 넘치는 기량으로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베테랑에 대한 예우를 갖춰야 한다. 올해 들어 하위권에 맴도는 일부 구단은 반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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