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감독 김종학 PD가 지난 23일 세상을 등진 가운데, 고인과 26년 동안 호흡을 맞춰온 송지나 작가가 SBS 드라마 '신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와 관련된 김종학 PD 소송 건에 대해 김종학 PD가 아닌 제작사를 상대로 고소한 것이라 밝혔다.
송지나 작가는 24일 오전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 글을 통해 "희선 씨 때문에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라며 배우 김희선과 '신의' 관련 소송 건에 대해 언급했다.
송 작가는 "3년을 한결같이 기다려 합류했던 '신의'. 힘든 촬영장에서 감독님을 유일하게 웃게 해줬다는 은수. 이름 없는 스태프나 신인 연기자들이 자신들만으로는 힘이 부족하다고, '이름 있는 누나가 우리 힘 좀 돼 주세요' 그래서 고소장에 이름을 얹어줬던 내막을 제가 압니다. 감독님을 상대로가 아닌 제작사를 상대로. 그런데 그 이유로 울고 또 울어요"라고 적었다.

앞서 김종학 PD는 지난 5월 '신의'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배임, 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피소됐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상황들과 맞물려 고인이 죽음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었고, 송 작가는 이에 대해 "감독님을 상대로가 아닌 제작사를 상대로"라는 말로 의혹과 그가 알고 있는 진실의 차이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송 작가는 "오래된 작품의 다른 연기자들이 옛날 이야기를 하고 또 하는 가운데, 힘 없이 앉아있던 '신의'의 연기자분들 때문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두 개의 녹화를 간신히 마치고 창백한 얼굴로 달려온 희선 씨나 급히 비행기표를 구해 한밤중에 달려온 민호 군이나, 어두운 그림처럼 앉아있던 덕환 군이나, 울음부터 터뜨리던 세영 양이나..그렇게 구석에 앉아있지 말아요"라며 배우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고인과 송지나는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 26년간 여러 히트작들을 만들어내며 환상의 콤비로 활약했다. 또한 두 사람은 고인의 마지막 작품인 '신의'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한편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김종학 PD는 지난 23일 오전 분당 소재의 한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 고인을 발견할 당시 유서로 보이는 문서와 번개탄이 있던 것으로 미뤄 자살로 추정하고 수사 중이다. 발인은 오는 25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도 성남 영생원 메모리얼 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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