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지난해 불거진 은혁과의 셀카 공개 논란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처음 입을 열자 온라인은 또 한번 뜨거운 광풍에 휩싸였다. 언젠가 한번 겪어야 할 일이긴 했지만, 두 눈을 의심할만큼 심각한 수위의 선정적인 악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아이유는 지난 23일 방송된 SBS ‘화신’에서 사진 올린 걸 실수라고 인정하고 사과까지 했으나, 일부 네티즌은 사진을 찍게 된 배경 등을 꼼꼼히 따지는 집요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에게서는 국민 여동생의 첫 스캔들을 절대 ‘어물쩡’ 넘기기 싫다는 각오도 엿보인다. 아이유가 먼저 스스로 사진을 올렸으니, 이같은 반응은 당연한 게 아니냐는 떳떳함도 있다.
물론 아이유가 자초한 부분도 있다. 어디까지나 ‘야릇해보이는’ 사진을 게재한 건 자신이며, 귀여운 여동생 이미지의 여가수는 실제로도 ‘남자를 몰라요’라고 하고 있을 줄 알았던 일부 ‘순수한’ 대중의 배신감도 예측 가능한 것이다. 궁금해 죽겠는데, 진짜 궁금한 건 안가르쳐주고 병문안 얘기만 늘어놓은 소속사에 대한 불만도 이해는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아이유와 관련한 일부 글들은 성폭력에 해당할 만큼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다. 대중을 ‘실망’시킨 것과 대중으로부터 폭력을 당하는 일은 별개. 아이유가 직접 나서서 고소를 하지 않은 이상 이같은 글이 없어지진 않겠지만, 사과를 하고 있는 연예인이 또 네티즌을 향해 크게 화를 내기도 쉽지 않은 일. 그래서 뿌리가 완전히 뽑히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은 반갑다. 아이유를 계속 지지하는 건 개인의 자유이지만, 지나친 악플은 삼가자는 의견이 생기고 있는 것. 아이유가 형사사건을 일으킨 몇몇 남자 연예인보다 더 악랄한 댓글에 휘말려야 하는 게 과연 맞는 것인지 의문을 표하는 반응이 눈에 띈다. 물론 이 역시, 자극적인 댓글 수에 비하면 매우 적긴 하다.
이는 아이유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기도 하다. 수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단지 ‘내가 잘못했으니까’ 참고 넘어가고 있는 상황. 노출이 있는 옷을 입었으니 성희롱이 담긴 댓글은 당연한 것이며, 열애설이 났으니 상대 남자 연예인과의 선정적인 상상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댓글이 당연한 것 아니겠냐고 여기고 참고 있다. 악플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한 여자 연예인은 “댓글을 보고 있으면, 사람들이 날 보고 저런 생각을 하는 건가 소름이 끼치곤 했다”며 몸서리 쳤다.
정당한 비판은 온라인 공간에서 빠질 수 없는 순기능이지만, 논란의 중심에 선 연예인에 대한 선을 넘는 ‘비판’은 어디까지 표현의 자유로 봐야 할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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