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는데 MoM' 가가와,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는 판정"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7.24 09: 30

일반적으로 경기 최우수 선수(MoM, Man of the Match)는 승리팀에서 나오는 것이 관례다. 극히 드물게 진 팀 선수가 MoM에 선정되는 사례도 있긴 하지만 압도적인 활약으로 경기를 지배했을 때가 아니면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후반 교체투입돼 골도 넣지 못한 선수가 경기에 패하고도 MoM에 선정되는 일이 벌어졌다. 아시아 투어 중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가가와 신지(24)가 그 주인공이다. 가가와는 23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일본프로축구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와의 친선 경기에서 2-2 동점 상황이던 후반 17분 교체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맨유의 유니폼을 입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뛰는 가가와의 모습에 일본팬들은 열광했으나 그 뿐이었다. 가가와는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침묵했다. 맨유는 오히려 종료 4분 전 후지타 요시히토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2-3으로 패해 친선경기서 또 한 번 체면을 구겼다.

그러나 가가와의 굴욕은 경기가 끝나고도 계속됐다. 일본 축구 전문지 게키사카는 "장내에서 MoM을 발표하자 경기장은 순간 와글와글해졌다. 실소(失笑)와 요코하마 서포터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경기장은 후반 골을 넣은 파비오 아가르와 후지타의 이름을 외치는 소리로 뒤덮였다"며 일본 팬들조차 납득하지 못할 MoM 선정이었다고 꼬집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데이빗 모예스 감독 역시 "분명 가가와가 MoM에 선정된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며 이상하다는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가가와 본인도 곤혹스러운 모습이었다. 가가와는 "요코하마 선수들에게 면목이 없다. 축구는 진검승부의 세계다. 나 자신은 납득할 수 없다"며 "제대로 판정해줬으면 좋겠다"고 난감함과 불만을 드러냈다.
게키사카는 "세계적인 빅클럽이 일본을 찾았다는 것은, 정보 역시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간다는 뜻이다. 가가와는 3일 후 열리는 세레소 오사카전에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MoM에 선정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에 틀림없다"며 자국의 사대주의적 판정을 꼬집고 가가와의 분발을 촉구했다.
costball@osen.co.kr
WENN 멀티비츠 (Copyright ⓒ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