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더블헤더로 두 유망주 투수가 각자의 고향팀을 상대했다.
신시내티와 샌프란시스코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더블헤더에 임했다. 지난 5일 신시내티에서 예정됐던 양 팀의 경기가 비로 취소됐는데 양 팀의 일정상 신시내티서 경기를 재편성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샌프란시스코서 더블헤더를 열어 이날 취소된 경기를 편성했다.
때문에 이번 더블헤더는 두 가지 특이한 점을 낳았다. 일단 더블헤더 2차전에서 신시내티가 원정 경기 임에도 홈 유니폼을 입고 말 공격에 임했다. 경기장에 입장한 관중도 두 경기를 모두 관전했다. 보통 메이저리그는 더블헤더가 열리는 경우, 1차전과 2차전 관중을 따로 받는다. 두 경기 사이에 휴식시간 또한 1시간 30분 가량으로 길다. 하지만 더블헤더 중 한 경기가 신시내티 홈에서 열려야하는 경기였기 때문에 이러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특별조치가 일어났다.

보다 흥미를 끄는 것은 양 팀의 선발투수였다. 두 팀 모두 하루에 선발투수 두 명을 써야하는 만큼, 여섯 번째 선발투수가 필요했다. 때문에 샌프란시스코는 좌투수 에릭 서캠프(26)를 1차전에, 신시내티는 우투수 그렉 레널즈(28)가 2차전에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서캠프와 레널즈 모두 이번 더블헤더를 통해 2011시즌 이후 처음으로 빅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런데 이렇게 특이한 사유로 등판한 두 투수가 서로의 고향 팀을 상대하는 우연까지 겹쳤다. 샌프란시스코의 서캠프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출신, 신시내티의 그렉 레널즈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캘리포니아주 파시피카에서 자란 것이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 자신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쳐온 팀을 적으로 맞이했다.
이례적인 빅리그 선발 등판이었지만, 두 투수 모두 결과는 좋지 못했다. 서캠프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 총 56개의 공을 던지며 2⅔이닝 9피안타(2피홈런) 7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렉 레널즈 또한 5이닝을 버텼지만 8피안타 5실점으로 패했다. 둘 다 절호의 반전 기회는 잡았지만 빅 리그의 차갑고 높은 벽을 넘는 데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한편 더블헤더 1차전은 신시내티가 9-3, 2차전은 샌프란시스코가 5-3으로 승리했다. 추신수는 더블헤더 두 경기 모두 1번 타자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으나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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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