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거장 김종학PD의 죽음이 방송·연예계를 안타까움의 눈물로 뒤덮고 있다. ‘수사반장’과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그린 작품들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스타PD였던 만큼 그와 함께 일을 했던 동료들과 배우들은 물론, 직접적 관계는 없었지만 그를 선망했던 후배들까지 애도를 표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김종학PD와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송지나 작가는 24일 오전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송 작가는 “빈소에 다녀왔습니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잠을 깨면 ‘아 이상한 꿈을 꾸었어’라고 말할 거 같습니다”고 고인의 사망에 충격을 표했다.

그는 박상원, 채시라, 배용준, 이지아, 김희선, 이민호, 류덕환 등 지난 30년 간 시대별로 김종학PD와 함께 했던 배우들을 언급하며 “그분의 초창기 작품을 함께 했던 나이 지긋한 연기자, 스태프와 마지막이 되어버린 작품의 젊은 연기자, 스태프가 한 방 안에 다 함께 있었습니다. 정말로 꿈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이렇게 다 모이게 해서 밥 한번 같이 먹고 싶으셨던가…그런가요?”라고 빈소에서 느낀 안타까움을 전했다.
김종학PD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 것은 그와 함께 일했던 동료, 연기자뿐만이 아니었다. 이송희일 감독과 MBC ‘해를 품은 달’ 김도훈PD도 젊은 시절 드라마로 꿈을 줬던 김 감독의 죽음에 안타까움과 슬픔을 표했다.
김도훈 PD는 지난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종학 감독께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에 하루 종일 멍한 기분이다”면서 “대학 시절 ‘여명의 눈동자’를 보기 위해 MT 날짜를 바꾸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고 선배들에게 떼를 쓰고, ‘모래시계’를 보며 드라마 PD의 꿈을 키운 나인데…”라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영화 '남쪽으로 간다', '백야' 등을 연출한 이송희일 감독 역시 같은 날 "대학교 1학년 때 '여명의 눈동자' 독후감을 보낸 방송사에서 상을 타기도 했었다. 그만큼 그 드라마는 당시 획기적인 문화적 착점이었다. 김종학PD가 한국 드라마에 끼친 영향이 참 크지 싶다. 아까운 재원을 하늘로 보내고, 비는 내리고"라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뿐만 아니라 고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고 난 후부터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는 이틀 간 가수 심은진, 신용재, 배우 류덕환, 문성근, 이다희, 이민호, 최민수, 방송인 정찬우, 드라마제작사협회 많은 연예인들과 단체가 SNS나 소속사, 보도자료를 통해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 34호실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지난 23일 오후까지 배용준과 이지아, 최민수, 채시라, 고현정, 조인성, 박상원, 독고영재 등 함께했던 많은 배우들이 찾아 거장의 넋을 위로했다.
한편 故김종학PD는 지난 23일 오전 분당 소재의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생전에 드라마 ‘신의’ 출연료 미지급을 이유로 횡령,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34호실이며, 발인은 발인은 오는 25일 오전 8시다. 장지는 경기도 성남 영생원 메모리얼 파크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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