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김)현수가 그러더라고요. ‘어이구, 오랜만에 졌네’라고”.(웃음)
패배에도 주눅들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1군에서 선발로 뛸 것이라는 예상도 없던 개막 직전을 떠올리며 자신을 담금질했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 좌완 유희관(27, 두산 베어스)은 충분히 롱런할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는 투수였다.
유희관은 지난 23일 목동 넥센전서 5⅔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강판했는데 뒤를 이은 오현택이 2사 2루에서 이택근에게 좌월 투런을 내줬고 유희관의 승계주자 김지수가 홈을 밟으며 유희관에게 패전 책임이 돌아갔다.

지난 5월 28일 사직 롯데전 이후 근 두 달 만에 2패 째를 기록한 유희관은 “잘 던진 것도 아니고 그렇게 못 던진 것도 아닌 경기를 패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 패배가 나 자신에게 공부가 되고 또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주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다른 요소를 탓하기보다 스스로의 패배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다음 경기를 더 잘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밖에서 ‘언젠가 털릴 것이다’라는 이야기도 있었잖아요. 그리고 잘 던진 것도 아니고 못 던진 것도 아닌 경기에서 패하면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1군에서 선발로 던지는 것이 어디에요. 개막 후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옛 일을 돌아보며 지금의 자신을 다잡고 더 좋은 내일을 꿈꾸는 유희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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