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자가 느렸다. 그 결과 무득점이 이어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축구선수권대회 2차전서 중국과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호주전과 비교해 선발 명단이 대폭 바뀌었다고는 하나 기대에 못 미치는 내용과 결과였다.
과감하게 바꿨다. 훈련을 통해 주전이라고 예상됐던 선수들은 빠졌고 파트너였던 선수들이 중국전 선발 출전 선수들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중국전에서 실험이라고 보기도 어려울 정도의 과감한 전술을 사용했다. 서동현(제주)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염기훈(경찰청)-윤일록(서울)-조영철(오미야)를 2선 공격수로 내보냈다.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로는 박종우(부산)과 한국영(쇼난)으로 구성했고 포백 수비라인은 김민우(사간 도스)-장현수(FC 도쿄)-황석호(히로시마)-이용(울산)이 지켰다.
공중전에 약한 중국을 상대로 '돌격의 거인' 김신욱(울산)의 선발 출전이 예상됐지만 홍명보 감독은 188cm의 서동현을 내세웠다. 중원에서도 다른 조합을 만들어내면서 전술적 실험을 시도했다.
일단 전반은 딱 반템포가 느렸다. 최전방 공격수 서동현이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하지 못하면서 2선 공격수들의 패스가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반박자 느리게 투입 되면서 날카롭지 못한 플레이가 이어지며 중국의 수비에 막혔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염기훈이 템포를 조절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오른쪽에서는 조영철의 무리한 돌파가 이어지면서 콤비네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3골 5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서동현의 움직임은 소속팀 제주와는 달랐다. 슬럼프에 빠졌던 상황과 비슷했다. 차분하게 경기를 풀기에는 조직력이 완벽하지 못했다. 서동현은 후반 18분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정면이었다. 부담이 큰 모습이었다.
중원에서도 전방으로 빠른 패스가 이어지지 못했다. 박종우와 한국영은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데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공격서는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날카로운 패스가 연결되지 못하며 한국은 롱볼 연결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서동현이 최전방에 늦게 투입되면서 상대를 강력하게 압박하지 못했다.

반박자가 빨랐다면 중국 수비진을 상대로 더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전방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나 슈팅에서 모두 반박자가 느렸다. 중국은 우리의 상태를 파악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후반 중반 홍명보 감독은 윤일록을 대신해 이승기(전북)를 투입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호주전에 나섰던 이승기에게 경기 조율을 맡겼다. 또 홍 감독은 이어 김신욱과 고무열(포항)을 투입해 높이와 스피드를 보강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측면에서 김신욱의 머리를 향해 끊임없이 크로스를 올렸지만 중국 수비와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호주와 경기가 골결정력 부족이었다면 중국전은 반박자가 느려 원활한 모습을 만들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의 두번째 실험도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다.
10bird@osen.co.kr
화성=지형준 기자, 박준형 기자 jpnews@osen.co.kr,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