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다이빙캐치' 송창식, 살신성인의 묘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7.24 22: 58

투수가 다이빙캐치?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24일 대전구장에서 나왔다. 그야말로 살신성인의 묘기였다. 
한화-롯데전이 열린 대전구장. 3-3으로 팽팽히 맞선 9회초 1사 1·3루에서 롯데 타자 이승화가 들어섰다. 이승화는 초구에 1루로 방향을 틀며 기습번트를 댔다. 1루와 투수 사이로 띄운 번트. 절묘한 지점에 떨어지는가 싶었다. 그러나 그 순간 한화 투수 송창식(28)이 번개처럼 나타났다. 
송창식은 투구 후 왼쪽으로 몸이 기울었다. 이어 이승화의 번트가 뜨자마자 공을 주시하며 온몸을 내던졌다. 글러브를 낀 왼 팔을 최대한 뻗었고, 넘어짐과 동시에 공을 건져냈다. 다이빙캐치 후 강한 충격 속에 넘어진 송창식의 트레이드마크 뿔테 안경이 튕겨나갈 정도였다. 

투수는 제5의 내야수라고 했다. 송창식은 투구 이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온몸을 내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마무리투수지만 3-3 동점 상황에서 군말 없이 마운드에 올랐고, 스스로 초래한 위기는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단호한 결의를 보였다. 
송창식은 강민호의 몸에 맞는 볼과 정훈의 우전 안타로 이어진 무사 1·3루 위기에서 신본기를 2루 내야 뜬공으로 잡은 뒤 이승화의 번트 타구를 다이빙캐치하며 투아웃을 잡아냈다. 한동안 다이빙캐치 충격으로 일어서지 못했지만 정민철 투수코치가 닦아준 뿔테 안경을 다시 쓰는 순간 다시 흔들림없는 냉정을 되찾았다. 
전준우를 볼넷으로 거르며 이어진 2사만루에서 송창식은 손아섭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자신이 초래한 위기를 스스로 극복했다. 그러나 연장 10회초 송창식은 황재균에게 안타를 맞은 뒤 2루 도루를 허용하며 이어진 2사 3루에서 용덕한에게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적시 2루타를 맞았다. 
비록 결정적인 실점을 했지만 송창식은 올 시즌 최다 50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1⅔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 기록으로 나타날 수 없는 투혼을 보여줬다. 누구도 보여줄 수 없는 송창식만의 퍼포먼스가 한화팬들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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