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23일)의 굴욕적인 패배를 되갚아준 것은 KIA가 자랑하는 세 명의 날쌘돌이들이었다. 이용규 김주찬 신종길로 이어진 상위타선이 7연승을 질주 중이었던 LG의 정신을 쏙 빼놨다.
KIA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7안타 4도루를 합작한 세 선수의 맹활약에 힘입어 7-4로 이겼다. 전날(23일) LG에게 17안타를 얻어맞으며 3-13으로 대패했던 KIA는 그 후유증을 최소화하며 후반기 첫 승을 신고했다.
KIA는 23일 경기에서 단 4개의 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대패의 원인 중 하나였다. 그래서 그럴까. 선동렬 KIA 감독은 이날 상위타선에 손을 댔다. 전날 김선빈 이용규 김주찬 순서로 짜였던 1~3번 라인이 이용규 김주찬 신종길로 바뀌었다. 이용규의 1번 복귀, 신종길의 중심타선 배치 등 선 감독의 고심이 엿보였다.

그러나 세 선수는 경기 초반부터 선 감독의 고민을 싹 날려버렸다. 경기 초반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KIA가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1회 선취점 과정에서는 이용규 김주찬이 나란히 안타를 치고 출루했고 신종길도 희생번트 때 류제국의 송구 실책을 틈타 1루를 밟았다. 신종길의 빠른 발이 류제국의 송구를 다급하게 했다.
2회 3득점 과정에서도 세 선수의 활약상은 눈이 부셨다. 1사 1루에서 이용규가 우전안타로 기회를 부풀렸다. 이용규는 이어진 2사 1,3루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신종길은 곧바로 좌중간 안타를 터뜨리며 2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신종길은 다시 2루를 훔쳤고 이후 나지완의 중전안타 때 홈을 밟았다.
4회 추가점 과정은 온전히 세 선수의 합작품이었다. 1사 후 이용규는 류제국과 12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이른바 ‘용규놀이’에 3루측 KIA 팬들은 즐거워했고 이는 결국 류제국이 조기강판되는 빌미가 됐다. 이후 김주찬이 좌중간 안타로 기회를 이어갔고 어김없이 신종길의 적시타가 나오며 추가점에 성공했다. 김주찬과 신종길은 4회 더블스틸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이날 이용규는 5타수 3안타 1볼넷 3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네 번이나 출루하며 리드오프의 몫에 충실했다. 김주찬도 왼쪽 엄지손가락 통증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3타수 2안타 1도루를 기록했고 전날도 멀티히트를 때리며 분전했던 신종길은 4타수 2안타 3타점 2도루의 종횡무진 활약으로 해결사 기질을 과시했다. KIA의 보물들이 팀을 승리로 이끈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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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