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민 “문근영·서현진 언니가 롤모델이에요”[인터뷰]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7.25 07: 31

풋풋하고 순수했다. 그런 점에서는 단아하고 어른처럼 조숙하기만 한 MBC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속 화령이와 달랐다. 아역 배우 김지민은 “실제로도 화령이 같은 성격이냐”는 질문에 “친구들이 단아하게 나오는 내 모습을 보고 말이 많다”며 “애들도 방송을 봤는데 네가 무슨 단아하냐고 말도 안 된다고 난리였다”라고 말했다. 초롱초롱한 눈빛에 손짓까지 적절히 사용해가며 자못 우스운 상황을 설명하는 김지민은 십대 특유의 발랄함과 꾸밈없는 태도가 눈길을 끄는 싱그러운 소녀였다.
“되게 길 줄 알았는데, 끝나고 나서 보니 엄청 짧아요. 총 20번 정도 촬영을 했거든요. 다들 더 친해지려고 할 때 끝나서 너무 아쉬웠어요. 연기도 더 잘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아쉬웠고요”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지난 15일 5회까지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 역할을 맡은 아역배우들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주인공 유정 역을 맡은 진지희, 광해 역의 노영학, 이육도 역의 오승윤을 비롯해 태도 역의 박건태 그리고 김지민까지 아역배우들은 귀여운 외모 뿐 아니라 안정감 있는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김지민은 보통 아역들에게서 찾을 수 없는 단아한 미모와 조숙한 캐릭터로 천방지축 주인공 정이(진지희 분)와 대비를 이루며 색다른 매력을 발했다. 김지민이 맡은 화령은 겉으로는 얌전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태도 오라버니를 향해서는 “정이가 있는 한 오라버니 마음속으로 들어가기는 못 하겠다”며 백허그와 함께 과감한 고백을 단행할 수도 있는 어른스럽고 강단 있는 인물.  

 
“사실은 제가 봐도 저는 얌전하거나 단아한 성격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명랑하고 밝은 쪽에 더 가까워요. 그래도 단아한 게 아예 없지는 않는 것 같아요(웃음)”
함께 드라마를 찍으며 정이 역을 맡은 진지희, 태도 역을 맡은 박건태와 가장 많이 친해졌다. 다른 오빠들(?)과는 실제로 만나 촬영하는 분량이 거의 없었기에 친해질 기회가 없어 아쉽기도 했다. 평범한 중학생 소녀기도 한 김지민에게 호기심 많은 학교 친구들은 “태도 오빠(박건태 분)가 실제로 보면 잘생겼냐”를 묻는 질문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를 물어본다. 격려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힘이 난다고. 그래도 어린 나이에 연기를 하는 일은 여러모로 부담도 많고 힘든 일도 많을 터. 트라마를 찍으며 힘든 점은 없었는지 물으니 곧바로 겸손한 답이 돌아왔다.
“밤샘 촬영하고 그런 건 조금 힘들긴 한데요, 당연히 참을 수 있었어요. 저보다 훨씬 힘들 게 촬영하는 분들도 계신데 제가 힘들다고 하면 안 되잖아요”
촬영장에서 김지민의 별명은 “수박 드”였다. 어떤 장면에서 NG를 냈다가 붙여진 별명이다. 
“NG가 났던 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어요. 제가 태도 오라버니에게 ‘수박 드세요’하고 대사를 하는 장면인데, ‘드세요’ 하다가 정희랑 태도 오빠 보고 놀라 살짝 움칫 하는 거였어요. 감독님이 설명을 하실 때 말을 끝까지 잇지 말고 ‘수박 드’ 하고 끝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수박 드’ 하고 끝냈는데 뭔가 너무 웃겼어요. 그 뒤로 모든 사람들이 절 보면 ‘수박 드’라고 놀렸어요”
촬영을 하며 가장 재미있었던 때 역시 문제의 그 ‘수박 장면’이었다. 수박을 먹는 장면의 촬영이 끝나고 모든 스태프들이 수박을 향해 달려들어 먹기 시작했는데, 그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는 것. 소박하면서도 소녀다운 생각이었다.
어른 화령 역을 맡은 배우 서현진과는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전체 대본 리딩을 할 때 몇 번 봤다. 그날 두 사람은 단아한 외모로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감독님이 언니와 제가 많이 닮았다고 하셨는데 그 순간 서로 눈이 마주쳤어요. 그 때 언니가 ‘아니야 네가 더 예뻐’라고 말씀하셔서 저는 또 ‘아니에요, 제가 영광이에요. 언니가 훨씬 예쁘세요’라고 저도 모르게 말이 나왔어요. 그 후론 언니랑 인사도 많이 하게 되고 이야기도 몇 번 나누기도 했어요. 그런데 언니는 또 어른이니까, 사실 몇 번 말고는 많이 뵌 적이 없었어요. 아쉬웠어요”
 
그런 인연 덕분일까? 서현진은 김지민이 좋아하는 배우이자, 롤모델이기도 하다. 물론, 아역 배우 선배인 문근영 역시 그렇다.
“문근영 언니나, 서현진 언니 두 분 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분들이에요. 그래서 그분들이 제 롤 모델이라 할 수 있어요. 또 존경하는 사람이라면 이순재 선생님을 존경한다고 보통 말씀드려요. 왜냐고요? 나이가 없지 않으신데, 몸을 사리지 않고 너무 연기도 잘하시고, ‘하이킥’ 때도 감동 먹고 그랬어요”
문근영과 서현진. 자신의 롤모델들 만큼 아름답게 성장할 미래가 엿보이는 김지민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자만하지 않고, 모든 배역에 맞출 수 있는, 충실히 열심히 하는 배우다.
“일단은 ‘불의 여신 정이’ 아역 분량이 끝났는데 많이 사랑해주시고, 화령이도 사랑해주시고요. 또 이제 끝났으니 화령이 아닌 김지민이라는 배우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자만하지 않고 모든 배역에 맞춰서 충실히, 열심히 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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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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