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페넌트레이스를 위해 온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경기마다 최대한 긴 이닝을 버티고 가능한 많은 승리를 이끌면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하고 싶다”.
국내 구단과의 트레이드 케이스를 제외하면 대체 외국인 선수를 해외에서 데려와 재미를 못 봤던 팀.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우완 데릭 핸킨스(28)는 팀의 대체 외국인 선수 잔혹사를 끊는 복덩이가 될 수 있을까.
좌완 개릿 올슨을 대신해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로 한국 무대를 밟게 된 핸킨스는 200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하면서 프로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줄곧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다. 2013년 17경기에 나와 103⅔이닝을 던지며 4승4패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다. 이미 1주일 전 두산과 연락이 닿으며 메이저리그 도전 대신 한국 무대로의 도전을 염두에 뒀고 그의 소속팀인 디트로이트 트리플A 톨레도에서도 핸킨스의 선발 등판 일정을 취소했다.

팀 합류 후 23일 일본에서 취업비자를 발급받은 뒤 핸킨스는 24일 목동 넥센전을 앞둔 1군 선수단과 동행했다. 핸킨스의 한국무대 데뷔전은 잠실 LG 3연전 중 한 경기가 될 예정. 그런데 두산은 2003년 내야수 마이크 쿨바를 대신한 KIA 출신 우완 마크 키퍼(반대급부 최용호), 2005년 우완 척 스미스 대신 KIA에서 건너온 우완 다니엘 리오스(반대급부 전병두) 등 국내 구단과의 트레이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대체 외국인 투수가 성공한 전례가 거의 없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래 두산의 첫 대체 외국인 선수는 우완 빅터 콜. 외국인 선수 제도 원년 롯데에 1라운드 지명되었으나 입단 거부 후 2000년 SK에서 8승10패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6.14를 기록한 뒤 한국을 떠났던 콜은 2001시즌 도중 좌완 마이크 파머를 대신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2001시즌 콜의 성적은 21경기 6승9패 평균자책점 5.04로 뭔가 아쉬움이 있었다. 2002년 12승을 올린 콜은 외국인 선수 제도가 2003년부터 2인 보유, 2인 출장 시스템으로 바뀜과 동시에 후반기 태업성 플레이로 인해 낙제점을 받으며 한국을 떠났다.
2001시즌 중 좌타자 트로이 닐을 대신한 호주 출신 우완 셰인 베넷은 5경기 2패 평균자책점 7.32으로 함량미달 성적을 기록했다. 세 번째 외부수혈 대체 외국인 선수는 2004시즌 중 키퍼를 대신해 온 오른손 타자 아지 알칸트라. 2003년 LG에서 2할8푼1리 16홈런 44타점을 기록했던 알칸트라는 2004시즌 도중 합류해 37경기 2할3푼1리 6홈런 25타점에 그쳤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했으나 재계약에 실패했다.
2008시즌 도중 좌완 게리 레스의 개인사 이탈로 인해 두산은 우완 저스틴 레이어를 데려왔다. 그러나 레이어는 밀워키 시절의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12경기 6패 평균자책점 5.66에 그치며 짐을 쌌다. 2009시즌 개막 직전 허리 부상으로 퇴출된 맷 랜들 대신 온 좌완 후안 세데뇨는 28경기 4승7패1홀드 평균자책점 5.70에 그쳤다. 2011시즌 라몬 라미레스 대신 온 우완 페르난도 니에베는 팀 융화에도 말썽을 일으키며 25경기 3승6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6.09의 기록을 남기고 떠났다. 당해연도 외부 리그 수혈 대체 외국인 선수로는 재미를 못 본 두산이다.
이전 케이스와는 다른 점이 있다. 2009년 말부터 도미니칸 윈터리그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지켜볼 만한 선수들과 커넥션을 만든 두산이 직접 구위와 투구 내용을 보고 데려온 투수가 바로 핸킨스다. 기록에 기초해 데려온 페이퍼워크 선수나 에이전트가 보내 온 비디오믹스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스카우트가 그의 경기를 직접 지켜보며 한국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점친 투수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선수 본인이 한국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을 이전부터 비췄다는 것. 올해 초만 하더라도 메이저리그 콜업에 집중하며 타 리그의 오퍼를 거절했던 핸킨스는 기다림이 길어지자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전 소속팀에 양해를 구하고 두산의 부름에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라이언 사도스키(전 롯데, 샌프란시스코)에게 한국 리그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외국인 선수를 배제하지 않고 팀 동료로서 존중하는 리그라고 답해 매력적이라고 느꼈다”라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핸킨스다.
핸킨스를 데려오기 전 타 팀으로부터 외국인 투수 트레이드 제안을 받았으나 아까운 내야수를 내줘야 한다는 점에서 연이어 오퍼를 거절했던 두산은 핸킨스를 데려오며 시즌 종료 시까지의 외국인 투수 편대를 확정지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목 근육통 1군 말소로 인해 후반기 시작부터 위기의 늪에 빠진 두산. 새 얼굴 핸킨스는 두산의 대체 외국인 선수 잔혹사를 끊고 선발진의 천군만마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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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