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한 경기에서 블론세이브를 3개나 저지르는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했다.
롯데는 24일 대전 롯데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6-5로 승리했다. 그러나 필승조 정대현·김성배·김승회가 차례로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힘겨운 승부를 벌였다. 경기는 힘겹게 이겼지만, 믿었던 불펜투수들이 블론세이브로 무너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비단 이날 경기 뿐만이 아니다.
올해 롯데 불펜은 분명 수준급이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3.73으로 LG(3.14)-삼성(3.58)에 이어 리그 3위에 랭크돼 있다. 셋업맨 김승회와 마무리 김성배 그리고 좌완 이명우가 중심이 돼 안정감을 보였다. 해줘야 할 선수 정대현과 김사율이 부진했지만 이들의 부진도 필승조 3인방이 충분히 상쇄했다.

그러나 고비 때마다 블론세이브가 나오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정대현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5개의 블론세이브를 저질렀고, 김성배는 마무리 중 최다 4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이외에도 김사율이 3개, 김승회가 2개, 강영식이 1개씩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롯데 블론세이브의 특징은 주자가 있을때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정대현은 5개의 블론세이브 모두 동점 및 역전 주자가 있을 때 기록한 것이고, 김승회와 김사율도 2개의 블론세이브를 동점·역전 주자있는 상황에서 범했다. 김성배와 강영식도 이 같은 터프 블론세이브가 하나씩 있다.
팀 전체 블론세이브 15개 중 11개가 동점 및 역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속출했는데 결과적으로 불펜투수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조건이었다. 특히 승계주자 실점률이 53.3%(16/30)에 달하는 정대현은 득점권 피안타율이 무려 3할8푼1리. 김승회도 득점권 피안타율이 3할1푼5리로 위기에서는 고전했다.
이처럼 롯데가 투수교체 타이밍을 잡는데 어려움이 있는 데에는 양적으로 투수 자원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다. 전반기 동안 실질적인 필승조는 이명우·김승회·김성배 3명 뿐이었다. 이명우가 리그에서 가장 많은 45경기에 등판해 33⅔이닝을 던졌고, 김승회도 구원투수 중에서 가장 많은 49⅔이닝을 소화했다. 김성배도 마무리투수 중 가장 많은 38경기와 함께 송창식(한화·47⅓이닝)에 이어 두 번째 많은 39이닝으로 부담이 크다.
정대현과 김사율의 부진과 최대성의 부상 아웃으로 특정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고,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과정에서 블론세이브가 속출하고 있는 모양새다. 선발투수들도 쉐인 유먼과 크리스 옥스프링 그리고 송승준까지 3명을 제외하면 확실하게 고정된 선수가 없다. 이는 고스란히 불펜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선발과 구원 모두 양적으로 투수가 부족하고, 이 때문에 벤치에서도 투수교체 타이밍을 잡는 게 너무도 어렵다. 타선이 크게 터져주면 불펜 B조를 가동하며 여유있게 운용할 수 있겠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리그 최다 블론세이브 15개는 올 시즌 롯데 마운드가 갖고 있는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질적으로는 충분히 수준급 불펜을 자랑하지만 양적으로는 크게 모자라다. 남은 4강 싸움에서 롯데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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