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1점차 승리의 제왕으로 떠올랐다.
롯데는 지난 23~24일 대전 한화전에서 각각 5-4, 6-5로 1점차 승리를 따냈다. 올해 유독 1점차 승부에 강한 롯데의 면모가 잘 나타난 경기들이었다.
롯데는 올해 39승 중 무려 18승이 1점차 승부에서 거둔 승리였다. 롯데 다음으로 1점차 승리가 많은 팀이 LG(12승)인데 그보다도 6승이 더 많다. 1점차 경기에서 18승9패로 승률이 6할6푼7리. 1점차 승률도 삼성(11승4패·0.733)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흔히 1점차 승부는 강팀의 조건 중 하나로 평가된다. 언제 어떻게 뒤집힐 지 모르는 1점차 승부에서는 강한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팀 승리의 절반에 가까운 46.2%가 1점차라는 점은 롯데가 꼭 필요한 점수를 내거나 막아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마무리투수 김성배는 올해 수확한 세이브 20개 중 12개가 1점차 리드 상황에서 올라와 거둔 것이었다. 홈런 한 방에 무너질 수 있는 1점차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무리가 있기에 1점차에서도 지켜낼 수 있는 힘이 있다. 김성배는 올해 39이닝 동안 피홈런이 1개 뿐이다.
그러나 빛에는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롯데가 거둔 1점차 승리의 절반은 하위팀 한화와 NC를 상대로 거둔 것이었다. 특히 한화에게는 상대전적 8승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데 그 중 7승이 1점차 승리였다. NC에도 5승 중 2승이 1점차 승리. 7위 SK에도 1점차 승리를 3번이나 거뒀다.
7~9위 SK-NC-한화에만 1점차 승리를 12번이나 했다. 경기를 이긴 것은 좋지만 하위팀들에게 적잖은 힘을 소모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1점차 승부는 짜릿하지만 그만큼 불펜을 소모했기 때문에 후유증도 따르게 돼 있다. 김승회와 김성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롯데 불펜에는 1점차 상황이 꼭 반갑지만은 않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팀 타선이 많은 득점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점차 승부는 타선의 대량득점이 나오지 않을 때 일어난다. 올해 롯데는 경기당 평균 4.42득점으로 이 부문 6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두 자릿수 득점 이상은 4경기로 한화(1경기)-SK(3경기) 다음으로 적다. 팀 홈런이 33개로 8위에 그친 탓이다.
25일 현재 6위에 랭크돼 있는 롯데는 4위 두산에 불과 반경기차로 따라붙었다. 본격적인 4강 다툼이 시작된 가운데 롯데는 불펜의 피로누적이 불안요소로 지적된다. 1점차 승리가 가장 많지만 결국은 1점차 승부를 줄이는 게 롯데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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