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종학, 멈춰버린 모래시계..평온한 영면에 들다 [종합]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7.25 11: 09

한국 드라마의 큰 별 故 김종학 PD가 그리 길지 않았던 삶을 마감하고 영면에 들어갔다.
25일 오전 10시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기 위해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눈물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발인식이 있기 한 시간 전인 오전 9시에는 드라마PD 협회장 전산 감독부터 배우 박상원, 류덕환, 오광록, 박은빈, 윤태영 등이 참석한 영결식이 있었다. 영결식에서는 박상원이 조사를 낭독하며 흐느끼며 슬픔을 토해냈고,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며 울음바다가 됐다.

특히 영상 말미, '여명의 눈동자'의 엔딩 장면이 특별히 편집돼 스크린에 비쳤다. 이 장면에서는 극중 죽음을 맞이한 채시라를 안고 서서히 죽어가는 최재성이 박상원을 향해 "난 열심히 살았어. 제대로 산다는 게 아주 힘들더군. 그만 쉬고 싶어"라는 대사가 영결식장 안에 울려펴졌다. 유명을 달리하기 전 험난한 삶을 이겨내야 했던 김종학PD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이 대사들은 식장 안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또한 후반부 비공개로 진행된 영결식 이후 발인이 이어졌다. 배우 김희선, 최민수, 최재성 등은 영결식에서는 보이지 않다가 발인식에 모습을 드러내며 운구되는 고인의 시신을 바라봤다. 특히 최민수와 최재성은 운구차가 떠난 이후에도 구석에 주저앉아 슬퍼했다. 눈물을 흘린 듯 최민수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이들 이외에도 많은 중견 배우들과 이른바 김종학 사단의 배우들이 고인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한국 드라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거장 김종학 PD는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슬픔을 안겨주며 영면에 들었다. 운구차 맨 앞에 놓인 영정사진 속 고인의 모습은 밝고 평온했다.
김종학PD는 지난 1977년 MBC에 입사해 1981년 드라마 '수사반장'으로 데뷔했으며, 1991년 송지나 작가와 인연을 맺은 '여명의 눈동자'를 통해 스타PD로 등극했다. 이후 1995년 SBS 드라마 '모래시계', 1998년 '백야 3.98', 2007년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 등을 연출하며 평균시청률 44.3%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지난 5월 김종학 PD는 드라마 '신의' 출연료 미지급과 관련해 배임, 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피소된 바 있다.
고인은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분당시 소재의 한 고시텔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고, 경찰은 이를 자살로 결론짓고 수사를 종결했다. 고인의 시신은 발인 후 서울 양재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한 줌의 재가 돼 경기도 성남 메모리얼 파크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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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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