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방송연예팀] 영원한 성문학의 거대 아이콘 마광수의 대표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는 예술과 외설의 경계를 넘지 못한 채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서 방황하고 있는 문제작으로 이를 스크린에 옮긴 동명 타이틀 영화 '가자, 장미여관으로'가 오는 8월 14일 개봉을 확정함에 따라 작가 마광수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종군기자였던 아버지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후 홀어머니 밑에서 자랄 수 밖에 없었고, 억척스럽게 그를 키워 교수가 되게 만든 장본인인 그의 거동조차 하기 어려운 90세 노모를 지금도 한결같이 모시고 살고 있는 60이 넘은 이 노교수가 바로 ‘솔직함’ 하나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마광수 교수다. 유신통치와 군사독재 등으로 얼룩진 대한민국 현대사 속에 경직된 문화풍토는 어느새 가식에 갇혀 상상과 현실을 혼동하고 허구와 사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그런 경직된 엄숙주의에 따른 경건주의와 도덕주의에 맞서 마광수 교수는 거침없는 문학적 칼질을 해댔는데, 이것이 바로 1989년에 그가 발표한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와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이다.
이 책들은 당시 보수적인 문학계에 광풍을 불러왔고, 마광수 교수는 이들로부터 강도 높은 비난의 철퇴를 맞아야 했다. 이후 이 외로운 에로티카의 장인은 이러한 주변의 불편한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1991년, 소설 '즐거운 사라'를 발표하는데, 이 책은 출판되자마자 8만부가 팔려나가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언론과 문학계에서는 이를 음란소설로 규정하고 결국 마광수 교수는 검찰에 의해 ‘음란문서유포죄’로 전격 구속되는 해프닝을 겪게 된다. 이 전례 없었던 마광수 필화사건으로 인해 그는 교수의 자질까지 의심받게 되어 결국 당시 재직 중인 연세대에서 면직조치까지 당하게 된다. 그는 이러한 구속사건과 면직 등 일련의 일을 겪으면서 “문학은 상상력의 모험이며, 금지된 것에 대한 도전이다. 문학은 기존의 가치체계에 대한 창조적 불복종이요, 창조적 반항이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나는 반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나는 외롭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이런 그의 말을 통해 그가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창조적 문화인으로서 문학계의 왕따로서 얼마나 외로운 길을 걸어왔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마광수 교수를 ‘시대를 너무 앞서간 로맨티스트’라고 표현 하기도 한다. 그가 당시 발표했던 책 속에서 문제시 되었던 여성이 주체가 되는 프리섹스는 그 자체가 음란하다고 지적 받을 만큼 특별한 이슈거리도 못 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마광수와 그가 남긴 작품들은 여전히 음란한 교수가 남긴 빨간책이라는 딱지가 붙은 채 예술과 외설의 경계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최근 그의 문학이 다시금 연극과 영화로 재탄생 되면서 그의 문학세계가 재조명되고 있다. 그의 대표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가 ‘이파니’ 주연의 연극에 이어 영화제작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마광수에 대해 잘 몰랐던 요즘 젊은 세대에까지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기 때문. 영화로 재탄생된 '가자, 장미여관으로'는 마광수의 대표시집을 모티브로 섹스를 목적으로 만난 이들의 뒤틀리고 엇갈린 삶의 단면들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신상옥 감독의 아들 신정균 감독이 연출을 맡고 성은채, 여민정 등이 출연하여 과감하고 수위 높은 노출연기를 선보였다.
여전히 마광수 교수에 대해 완고한 비판으로 일관하고 있는 문학계와 자신의 사상을 수정할 생각이 전혀 없는 마광수 교수의 대립 속에 그의 원작 영화 '가자, 장미여관으로'가 젊은 관객층에게는 과연 어떤 여운을 남기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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