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다. 최근 인기 드라마들에 표절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시청률 20%대를 넘나들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드라마 '너목들'의 쌍둥이 살인 사건 에피소드는 국내 모 출판사로부터 자사 출판물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출판사 측은 내용증명을 통해 “해당 저작물이 다룬 쌍둥이의 살인사건은 100년 역사에 달하는 미국의 추리물이나 일본의 추리물에도 비슷한 예 조차 없었다”며 “이런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것은 해당 분야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 내적 논리로 생각해낼 수 있는 발상이라서 박혜련 작가는 해당 저작물의 내용을 접하고 드라마에 사용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 표절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너목들' 제작진은 쌍둥이 살인 사건이 차용한 모티브를 세세히 밝히며 근거 없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과 함께 근거 없는 내용으로 표절 제기를 하고 성급하게 SNS에 글을 올려 제작진과 드라마의 명예를 훼손시킨 출판사에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임을 전했다.
또 지난 17일 첫 방송된 ‘환상거탑’은 지난해 보낸 기획안을 도용했다는 내용의 표절 시비에 김기호 작가가 직접 "2008년에 기획된 작품"이라고 밝히며 연재한 원작 만화를 확인시켜주겠다는 해명으로 논란을 일단락 시키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SBS '신의'는 MBC '닥터진'과 맞붙었다. ‘신의’ 측은 “일본 만화 ‘타임슬립 닥터진’은 현대 의사가 에도시대로 타임슬립해 의술활동을 하며 당대의 역사적 인물들과 만나게 된다는 내용으로 ‘신의’와 그 핵심적 설정은 완벽히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고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에 저작권 침해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SBS 측은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 “‘신의’와 ‘닥터 진’의 현대 의사가 과거로 타임슬립해 현대의술을 발휘하는 등의 내용은 기존의 만화, 영화, 드라마 등에서 사용돼 온 대강의 줄거리, 통상적 상황 전개과정을 차용한 것이거나 특정 주제에 전형적으로 수반되는 사건이나 배경에 해당하는 것으로 창작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SBS ‘다섯손가락’은 소설 ‘살인광시곡’의 내용과 흡사해 표절의혹을 받았다. ‘다섯손가락’은 극중 실패한 피아니스트 영랑과 소설 속 영애 캐릭터의 유사성, 새끼손가락을 다쳐 피아노를 칠 수 없다는 설정, 화재로 남편이 죽어가는 것을 방조한 점 등이 비슷해 논란이 일었다.
큰 인기를 끌었던 KBS 2TV ‘아이리스’도 표절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소설가 박철주는 ‘아이리스’가 자신의 첩보소설 ‘후지산은 태양이 뜨지 않는다’를 무단 표절했다며 제작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를 검찰에 고소했고 제작사 측은 강경 대응할 뜻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대부분의 표절시비가 유야무야식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2년 12월에는 시청률 40%대를 돌파했던 MBC 드라마 '선덕여왕'이 뮤지컬 '무궁화의 여왕, 선덕'을 표절했다는 판결을 받고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관심을 모았다.
당시 서울고등법원 민사5부는 ‘무궁화의 여왕, 선덕’의 제작사인 뮤지컬 제작사 ㈜그레잇웍스 김지영 대표가 MBC와 김영현, 박상연 작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등 청구소송에서 “총 2억 원을 지급하라”면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드라마 소재의 유사성으로 인해 불거진 표절시비는 이제 흔한 일이 돼 버렸다. 인기 드라마를 둘러싼 계속되는 표절 시비는 결론없이 홍보로까지 이용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드라마를 둘러싼 외적인 문제는 작품의 명예에 흠집을 남기는 것은 물론 시청자에 실망감을 안기며 씁쓸한 뒷맛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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