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와 작별을 택한 KIA가 새 외국인 투수 물색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에 선동렬 KIA 감독은 최악의 경우 외국인 하나 없이 시즌을 운영할 수도 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KIA는 지난 2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앤서니의 웨이버 공시를 신청했다. 지난해 11승을 거뒀던 앤서니는 올 시즌 20세이브를 기록했으나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2군으로 내려갔고 그 후에도 구위를 찾지 못해 결국 퇴출 수순을 밟았다. 이제 KIA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8월 15일까지 등록이 되어야 포스트시즌에 뛸 수 있다.
경우의 수는 두 가지다.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거나, 아니면 트레이드를 통해 외국인 선수를 수혈하는 방법이다. 다만 두 경우 모두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일단 트레이드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서로 손해 보는 장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카드를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급한 쪽은 KIA이기에 즉시 전력감을 내주는 출혈도 필요하다. 선 감독도 “어려울 것 같다”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이도 신중해야 한다. 한국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져 이제 웬만한 기량의 외국인 선수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최소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MLB)의 경계선에 걸쳐 있는 선수를 영입해야 하는데 이런 선수들은 MLB 확대 엔트리 시행을 앞두고 한국행을 꺼려한다.
선 감독은 “리스트에 있는 선수들을 오지 않으려고 한다. 돈도 잘 맞지 않는다”라고 고민을 드러냈다. 선 감독은 “언제는 용병 덕 보고 살았나”라면서 “와서 기존 선수들만큼 잘한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안 되면 과감하게 있는 선수들로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분위기 쇄신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외국인 선수 하나 없이 시즌을 운영하는 것은 손해가 크다. 선 감독의 말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KIA도 8월 초까지는 외국인 선수 영입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선 감독의 이야기는 그만큼 수준 있는 외국인 선수를 찾겠다는 의지로 돌려 해석할 수도 있다. KIA가 어떤 결과물을 도출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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