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목들’ 표절시비 팽팽한 입장차..“절대 아냐” vs “사과하라”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7.25 17: 28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가 표절 시비에 휘말린 가운데 제작사와 표절 의혹을 제기한 출판사 측이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너목들’ 표절 의혹은 앞서 지난 달 24일 출판사 ‘황금가지’가 ‘너목들’ 4회부터 6회까지 등장한 쌍둥이 사건이 도진기 작가의 소설 ‘악마의 증명’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추리작가협회가 도진기 작가와 출판사 ‘황금가지’를 지원하겠다고 나서면서 다시 한번 ‘너목들’ 표절시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황금가지’ 관계자는 25일 오후 OSEN에 “이미 오래 전 SBS에 표절 의혹을 제기했고, 그 후 SBS가 이를 부인하자 또 다시 반박 공문을 보낸 바 있다”면서 “그러나 SBS에서 답변을 하지 않았고 드라마도 종영이 다 돼 가는 상황이기에 표절 의혹 제기에 대한 동력을 잃었다”고 추리작가협회의 지원을 받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일단 도진기 작가, 출판사 ‘황금가지’, 그리고 추리작가협회는 ‘너목들’이 2012년 11월 출간된 도진기 작가의 ‘한국스릴러단편선4-악마의 증명’과 유사하다고 주장하면서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드라마는 도진기작가의 단편소설 ‘악마의 증명’과 거의 모든 면에서 동일하며, 다만 쌍둥이로부터 자백을 받아내는 방법만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한 “도진기 작가는 2013년 3월 굿초이스컷픽처스 영화사와 ‘악마의 증명’을 영화화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영화 제작을 앞두고 핵심 설정과 에피소드를 드라마에 고스란히 가져다 쓴 행위는 영화화 자체를 좌초시킬 중대한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너목들’을 방영중인 SBS 방송국과 제작사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청한다”며 “SBS 방송국과 제작사의 홈페이지와 드라마의 시작과 끝부분에 원작자인 도진기 작가의 이름과 원작명 ‘악마의 증명’을 명기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너목들’ 제작사 DRM미디어과 방송국인 SBS는 절대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제작사는 지난 달 처음 표절 시비가 발생했을 때 공식 입장을 통해 “'너목들' 쌍둥이 사건의 모티브는 1997년 4월 3일 발생한 '이태원 살인사건'과 2011년 2월 11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된 '사라진 약혼자' 편"이라고 표절 의혹을 반박했다. SBS 역시 “앞서 제작사가 밝힌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너목들’ 측과 소설 ‘악마의 증명’ 측이 이처럼 상반된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표절 시비는 쉽사리 가려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여우와 솜사탕’, ‘선덕여왕’ 등이 표절 의혹에 휩싸였고 결국 법정 다툼까지 이어질 정도로 통상적으로 드라마의 표절 시비는 판가름하기 어렵다. 한국방송작가협회가 자체 심의위원회를 열어 표절 여부를 논의하기도 하지만 심의 결과를 도출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법적인 구속력도 없기 때문에 대부분은 소송까지 번지고 있다.
한국방송작가협회의 한 관계자는 “일단 드라마간의 표절 시비가 발생하고 제작사가 요청을 하면 심의위원회가 열린다. 작가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이 그동안의 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두 저작물이 유사성이 있는지, 있다면 우연인지 아니면 고의적인지 등을 살핀다”면서 “심의위원회에서 봤을 때 명백한 표절일 경우 엄격한 잣대로 해당 작가를 제명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계자는 “워낙 작품이 방대하기 때문에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 “표절을 단정 짓는 일 자체가 조심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많은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작가들 역시 표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혹시나 우연히 유사성이 발생하지 않을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표절 시비를 가릴 명백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결국 ‘너목들’ 역시 제작사와 표절 의혹을 제기한 출판사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한 표절 시비를 명백하게 가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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