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없어요?"
김희진(22, IBK기업은행)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개인 통산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지만 '상금이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자신이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김희진은 내심 아쉬운 기색이었다.
IBK기업은행은 2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B조 KGC인삼공사와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3-25, 25-10, 25-15, 25-20)로 승리를 거뒀다. 특히 김희진은 대회 1호이자 개인 1호 트리플크라운(후위득점 4개,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3개)을 작성하며 이날 경기의 수훈갑이 됐다.

컵대회 여자부에서 트리플크라운이 나온 것은 2010년 대회 당시 김연경이 세운 기록 이후 처음이다. 김희진은 "웜업존에서 애들이 뭐라뭐라하는데 안들리더라. 나중에 알고보니 트리플크라운을 했다는 이야기였다"며 "얼떨떨하다"고 쑥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컵대회 규정상 트리플크라운에는 상금이 없다. V리그에서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할 경우 상금 100만 원을 주지만 컵대회는 대회 MVP와 MIP에게만 각각 300만 원, 1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개인 통산 첫 트리플크라운의 기쁨이 두 배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김희진으로서는 아쉬울만하다.
김희진은 이날 트리플크라운이라는 지표 그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칭찬에 인색한 이정철 감독이 "김희진이 라이트에서 제 몫을 해줬다"고 했을 정도. 이 감독의 칭찬을 전해들은 김희진은 "아직 라이트에 대한 풍부한 지식도, 많은 경험도 없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감독님이 칭찬을 해주셨다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며 활짝 웃었다.
costball@osen.co.kr
안산=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