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못해도 팀이 이기면 된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모창민(28)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서 시즌 6호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팀이 패하는 바람에 빛을 잃었지만 그의 활약 만큼은 단연 두드러졌다.
25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모창민은 "내가 못해도 팀이 이기면 된다"고 말했다. 뻔한 립서비스는 절대 아니었다. 지난달 타율 2할6푼3리(80타수 21안타)를 기록했던 모창민은 이달 들어 타율 3할4푼9리의 고감도 타격을 과시 중이다.

"타격감이 잠깐 떨어졌었는데 올스타 브레이크 때 좋아졌다. 흔히 타격에는 흐름이라는 게 있다고 하는데 지금껏 주전으로 뛴 적이 별로 없어 한 번도 (흐름이) 끊긴 적이 없었다. 페이스가 좋지 않을때 나도 모르게 성급해졌다. 공이 보이는대로 막 휘둘렀다". 모창민은 김광림 타격 코치의 조언과 비디오 분석을 통해 서서히 제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데뷔 첫 풀타임 출장이 힘든 게 사실. 그렇지만 그는 "나만 힘든 게 아니다. 9개 구단 선수 모두 힘들다. 이 과정 속에서 체력 안배하는 요령도 터득하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행복한 고민이다. 벤치에 앉아 박수치면서 쉬는 것보다 힘들어도 열심히 뛰는 게 훨씬 좋다"고 말했다.
그에게 후반기 목표를 물었다. 개인 성적은 잊은 지 오래다. 오로지 팀 승리만 생각할 뿐. "팀이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데 계속 지면 분위기가 가라 앉는다. 개인 성적보다 팀 승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프로야구 아홉번째 심장인 NC 다이노스는 1군 진입 첫해에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외형상 성적은 8위에 불과하나 선수들의 기량 향상 속도가 LTE급이다. 모창민 역시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NC가 '공공의 적'이 되는 그날까지 모창민은 '나보다 우리'를 선택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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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