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오현 있으매...' 확 바뀐 현대캐피탈, 숙적 삼성화재 꺾고 준결승 진출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7.25 21: 05

끈끈한 수비력과 '새가슴' 유망주들의 거침없는 활약. 새로운 팀으로 다시 태어난 현대캐피탈이 '숙적' 삼성화재를 꺾고 컵대회 준결승에 안착했다.
현대캐피탈이 2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조별리그 B조 삼성화재와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2-25, 30-28, 25-21, 25-19)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1승 1패가 된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2승)에 이어 조 2위로 준결승에 올라 A조 1위 LIG손해보험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김호철 감독은 다른 팀도 아닌 삼성화재를 상대로 복귀 첫 승리를 기록하는 기쁨을 덤으로 안았다.
프로배구 전통의 라이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맞대결은 V리그를 대표하는 흥행보증수표 중 하나다. 특히 이번 맞대결은 김호철 감독이 현대캐피탈로 복귀한 후 처음으로 성사된 경기이자 여오현과 이선규가 팀을 맞바꾼 후 만나는 첫 경기로 이번 대회 최대의 빅매치 중 하나로 손꼽혔다.

1세트는 박철우의 원맨쇼였다. 블로킹 2개를 엮어 1세트에만 8득점을 올린 박철우는 리시브가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삼성화재의 공격을 착실하게 이끌었다. '베테랑' 고희진 역시 1점차 공방을 벌이던 세트 초반 속공과 블로킹으로 연달아 득점을 뽑아내며 삼성화재가 일찌감치 리드를 잡는데 기여했다. 결국 박철우의 오픈과 블로킹으로 22-25를 만들며 삼성화재가 1세트를 따내고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두 팀의 본격적인 대결은 2세트부터였다. 1세트 삼성화재의 리드를 무색케하는 치열한 공방전이 2세트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박철우가 주춤하는 사이 현대캐피탈은 박주형-송준호와 윤봉우-최민호가 공격에서 분전하며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특히 여오현 한 명이 불러일으킨 변화는 놀라웠다. 현대캐피탈은 수비 조직력과 놀라운 집중력으로 삼성화재의 공격을 분쇄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리드 상황을 잡고도 판정의 아쉬움과 잇딴 범실로 점수를 내주며 좀처럼 경기의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특히 듀스에 듀스를 거듭하는 상황에서 먼저 세트 포인트를 잡고도 서브 범실 등으로 동점을 허용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고, 결국 최민호의 속공과 박철우의 오픈 아웃으로 길고 길었던 2세트 승부를 30-28로 내주고 말았다.
듀스 혈투에서 승리하며 기분 좋게 균형을 맞춘 현대캐피탈은 3세트서도 리드를 이어갔다. 삼성화재는 박철우의 잇딴 공격 범실과 수비 불안 속에서도 끈질기게 추격을 계속했지만 결국 안정된 수비 속에서 공격을 이어간 현대캐피탈이 25-21로 3세트마저 가져갔다.
접전 끝에 두 세트를 내리 따낸 현대캐피탈은 4세트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여오현을 중심으로 수비진이 끈끈히 뭉쳐 삼성화재의 공격을 모두 걷어냈고, 물오른 송준호의 공격이 연달아 삼성화재의 코트에 꽂히며 점수는 순식간에 15-9까지 벌어졌다.
현대캐피탈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이미 점수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삼성화재는 박철우-지태환-고준용 등의 득점에 기대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눈 앞으로 다가온 승리의 기쁨에 먼저 취한 현대캐피탈은 마지막까지 흔들림없이 리드를 지켜냈다. 결국 현대캐피탈은 25-19로 삼성화재를 물리치고 B조 2위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송준호는 24득점(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2개)에 공격성공률 52.77%로 만점 활약을 선보였다. 박주형 역시 21득점(공격성공률 52.63%)으로 둘 모두 50% 이상의 공격성공률을 자랑하며 삼성화재 격파의 선봉장이 됐다. 반면 삼성화재는 박철우가 양 팀 합쳐 최다득점인 25득점(블로킹 3개)을 기록했지만 범실만 13개를 기록해 빛이 바랬다.
한편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서는 IBK기업은행이 KGC인삼공사와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3-25, 25-10, 25-15, 25-20)로 승리를 거뒀다. 특히 김희진은 대회 1호이자 개인 1호 트리플크라운(후위득점 4개,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3개)을 작성하며 이날 경기의 수훈갑이 됐다.
이날 승리로 2승을 기록한 IBK기업은행은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 A조 2위인 GS칼텍스와 맞붙게 됐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는 패했으나 1승 1패로 준결승에 진출한 KGC인삼공사는 A조 1위 현대건설과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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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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