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코치님께서 많이 믿어주셨는데 보답을 하지 못해 죄송했다. 그래도 5회까지 버텨내 다행이다. 앞으로도 선발 기회가 주어진다면 책임감을 갖고 팀에 공헌하고 싶다”.
은퇴 위기를 이겨내고 다시 마운드에 선 두산 베어스 베테랑 우완 이재우(33)가 1208일 만에 거둔 선발승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재우는 25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탈삼진 3개, 사사구 4개) 4실점을 기록했다. 일반적인 선발 투수들의 기록으로 비춰보면 함량미달의 성적. 그러나 그는 최대 70구 정도였던 한계 투구수를 넘어섰고 팀이 11점을 뽑아준 덕택에 2010년 4월 4일 문학 SK전 6이닝 무실점 승리 이후 1208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경기 후 이재우는 “원래 4회까지로 계획되었는데 5회까지 던졌다는 자체가 기쁘다. 5이닝을 던졌는데도 팔이 아프지 않다는 것이 지금 가장 기쁘다”라고 밝혔다. 2년 동안 두 번의 팔꿈치 수술로 아파서 던지지 못했던 투수는 아프지 않다는 자체에 거듭 감사한 마음을 보여줬다.
뒤이어 그는 “팀이 연패 중이라 어떻게든 4회까지 잘 버티고자 했는데 다행히 우리 타자들이 너무 잘 해서 팀도 이기고 나도 이길 수 있었다”라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이야기한 뒤 5회 제구난에 대해 “힘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긴장이 풀렸을 뿐이다. 1군 합류 전 2군에서 100구~150구를 던지며 경기 체력을 갖춘 만큼 문제 없다”라고 답했다.
그와 함께 이재우는 “만약 다음 선발 기회가 온다면 책임감을 갖고 던져 팀에 공헌하고 싶다. 그동안 감독님, 코치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했는데 꼭 팀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라고 의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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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