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혁-김사율 선발 출격, '신의 한 수' 될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7.26 06: 09

결국 롯데가 4,5선발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롯데는 26일부터 사직구장에서 SK와의 주말 3연전을 치른다. 1차전 선발은 우완 허준혁, 2차전 선발은 우완 김사율, 그리고 마지막 3차전은 좌완 쉐인 유먼이 마운드에 선다.
허준혁과 김사율의 선발 전환은 가능성으로만 거론됐지만 결국 현실로 다가왔다. 김시진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선발로 준비시켰다"고 밝혔고, 한화와의 주중 3연전을 치르는 중 불펜이 모두 소모되는 가운데서도 허준혁과 김사율은 끝까지 출전시키지 않아 선발 전환을 암시하기도 했다.

올 시즌 허준혁은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일단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투구폼을 수정한 허준혁은 7경기에 나와 12⅓이닝을 소화하며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WHIP 0.81, 피안타율 1할3푼5리에서 보듯이 세부성적도 훌륭하다.
다만 선발투수로 경험은 많지 않다. 2004년 데뷔 후 선발로 단 2경기에 출전, 2패만을 기록하고 있다. 첫 선발 경기였던 2007년 8월 31일 잠실 두산전은 2이닝 5실점, 마지막 선발 등판인 2009년 4월 11일 대전 한화전은 5⅓이닝 9실점을 기록했다.
작년 주전 마무리인 김사율은 선발 전환을 눈앞에 두게 됐다. 올 시즌 성적은 26경기에 등판, 2승 3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56이다. 필승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지난해보다 피홈런이 늘어나며(2012년 4개, 2013년 6개) 블론세이브도 3번 기록했다.
김사율이 통산 364경기 가운데 선발로 나선 건 단 20경기 뿐, 그 마저도 마지막 선발등판이 2003년 9월 27일 사직 삼성전으로 무려 10년 전이었다. 선발로도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팀 전력이 약했던 때이긴 했지만, 김사율은 선발로 20경기에서 75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11패 평균자책점 7.88에 그쳤다.
현재로서는 이들 두 투수의 선발전환은 모험에 가깝다. 시즌 시작 전부터 준비한 것이 아니라, 팀 마운드 사정 때문에 갑자기 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올해 길게 던지기도 했다. 5이닝에 투구수 70개 정도면 성공이라고 본다"고 밝혔지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그렇지만 둘 중 한 명만 선발진 안착에 성공해도 '신의 한 수'가 된다. 롯데는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 1,2,3선발을 갖췄다. 올 시즌은 중간중간 휴식일도 있고, 8월부터는 2연전씩 경기를 치르게 되기 때문에 탄탄한 선발투수 4명만 있어도 로테이션을 유지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
선수 본인에게도 좋은 기회다. 허준혁은 좋은 구위에도 불구하고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선발투수로 기회를 얻게 됐다. 김사율 역시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또 다시 성공적인 변신을 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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