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프로선수로 성공을 꿈꾸던 두 까까머리 고등학생이 이제는 미국과 일본야구에서 주목받는 ‘스타’로 성장했다. 올 시즌 이후에는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쥘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와 이대호(31, 오릭스 버팔로스)가 동반 ‘잭팟’을 향해 달리고 있다.
동갑내기이자 친구, 그리고 고교 시절 라이벌이었던 두 선수는 올 시즌 미국과 일본에서 한국 야구의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우선 신시내티의 핵심 선수로 자리를 잡은 추신수는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일본 진출 2년차를 맞이하는 이대호 역시 맹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2년차 징크스를 무시하며 리그 최고의 4번 타자 중 하나로 검증을 마친 상황이다.
흥미로운 것은 두 선수가 올 시즌 이후 나란히 ‘자유의 몸’이 된다는 사실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MLB) 진출 이후 처음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대호는 오릭스와의 2년 계약이 끝나 또 한 번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게 된다.

아직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최선을 다해 시즌을 치른 뒤 생각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을 뿐이다. 그러나 현재보다 훨씬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그만큼 두 선수의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올 시즌 신시내티로 이적하면서 연봉조정 끝에 737만5000달러(약 82억 원)를 받는다. 이대호는 2011년 말 오릭스와 계약할 당시 계약금 2억 엔(22억 원)을 받았고 기본 연봉은 2억5000만 엔(약 28억 원)이다. 현재 활약상을 놓고 볼 때는 저렴한(?) 연봉이다. 올 시즌이 끝난 뒤에는 어떻게든 자신의 가치를 재조명받을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추신수는 FA 대박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올 시즌 FA시장에 추신수만한 기량과 활용성을 가진 외야수는 그리 많지 않다. ‘슈퍼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의 수완도 기대할 만하다. 4년 이상의 계약은 확실시되고 5~6년 계약을 할 경우 연봉 총액이 1억 달러(1116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활약을 이어가야 한다는 전제가 붙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기량만 봐도 대박 계약은 따놓은 양상이다.
이대호는 일본 잔류와 미국 진출을 놓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잔류 시나리오가 오히려 금전적으로 더 나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오릭스는 이미 이대호를 붙잡기 위한 물밑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신 등 다른 팀들도 이대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경쟁이 붙으면 몸값은 천정부지로 뛸 수밖에 없다. ‘빅마켓’ 팀들이 달라붙을수록 그 폭은 커질 전망이다. 두 선수의 따뜻한 겨울에 기대가 몰리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