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 LA 다저스)의 임무는 어디까지나 마운드에서 좋은 투구 내용으로 팀의 승리를 이끄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의 임무가 더 추가될 기세다. 바로 팀의 장난꾸러기로 등극한 야시엘 푸이그(23)를 돌보는 것이다. 미 언론의 익살스러운 비유다.
푸이그는 25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최근 방망이가 주춤했던 상황이었기에 더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그래서 그랬을까. 푸이그는 흥에 겨운 듯 덕아웃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고 이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잡히며 화제를 불러모았다.
그런데 주연이 푸이그였다면 조연은 류현진이었다. 처음에는 두 손을 치켜들고 리듬을 타던(?) 푸이그는 그 앞에 앉아 있던 류현진과 한 차례 눈빛을 교환했다. 머쓱한 듯 잠시 동작을 멈춘 푸이그는 다시 엉덩이 춤을 추기 시작했고 또 한 번 류현진과 눈이 마주쳤다. 그 후 푸이그가 장난스럽게 류현진의 머리를 주먹으로 누르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류현진은 큰 반응 없이 가벼운 미소와 함께 모자를 고쳐 쓸 뿐이었다.

이 장면에 대해 미 CBS스포츠는 “푸이그는 행복했고 류현진은 관대했다”라는 제목의 가십성 기사를 통해 “류현진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지구에 있는 것 같다. 던지기 위해, 그리고 푸이그를 돌보기 위해서다”라는 재치 있는 문구를 남겼다. 푸이그의 장난기를 받아줄 선수가 바로 류현진이라는 뜻이다. 이는 그만큼 두 선수 사이가 친밀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어 CBS스포츠는 “푸이그는 이날 밤새 춤을 추고 싶었을 것”이라면서 “류현진은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자고 싶었을 것”이라고 영상 속에 잡힌 두 선수의 반응을 대조해 표현했다. 어쨌든 향후 다저스를 이끌 두 슈퍼루키의 우정은 시간이 갈수록 더 단단해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