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이원석, 4안타 비결은 '볼보고 때리기'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7.26 06: 13

프랜차이즈 스타의 존재로 인해 좋은 기량을 갖추고도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며 마음고생을 했고 위축된 모습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적극적인 맹타로 팀 승리를 이끄는 동시에 자신의 프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타이 안타 기록까지 달성했다.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하는 두산 베어스 3루수 이원석(27)이 오랜만에 웃었다.
이원석은 지난 25일 목동 넥센전에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1-5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3-3으로 맞선 3회 1사 만루서는 상대 선발 김병현으로부터 유격수 키를 넘는 2타점 좌중간 결승타를 때려냈다. 이날 승리 일등 공신은 단연 이원석이었다.
2005년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2차 2라운드 입단한 이원석은 2008시즌 후 FA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2009시즌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을 전천후로 막아내며 125경기 2할9푼8리 9홈런 53타점 호성적을 올렸다. 내야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한 이원석이 없었다면 두산은 그해 굉장히 힘든 시즌을 보낼 뻔 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관련해 이원석은 1차 엔트리까지 승선했다. 주전급은 아니지만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백업 내야수감으로 물망에 올랐으나 시즌 중반 페이스가 떨어지며 점차 점수가 깎였다.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빠른 발까지 갖춘 조동찬(삼성)이 엔트리에 승선했고 때마침 이원석은 오른손 부상까지 당하며 결국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원석의 시련은 그 때부터 시작되었다.
주포 김동주가 3루 포지션 탈환을 목표로 훈련했고 일발장타력을 지닌 내야수 윤석민까지 3루에 가세했다. 수비력에 있어 이원석이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2011시즌 2할1푼6리에 그치며 기회를 잃어갔다. 지난해 이원석은 107경기 2할6푼8리 8홈런 42타점을 기록했으나 확실한 임팩트는 심어주지 못하며 아쉬움을 샀다. 병역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도 이원석에게는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말았다.
올 시즌에도 이원석에게는 위기가 가득했다. 전지훈련 막판 손목 부상으로 인해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결국 상당 기간 2군에 머무르기도 했다. 그 사이 허경민이 3루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이원석의 입지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25일 넥센전은 달랐다. 이원석은 과감하게 몰린 공이 왔다 싶으면 주저 없이 당겨 적시타와 안타를 양산했다. 위축되었던 이원석이 오랜만에 제 기량을 한껏 과시한 경기였다.
경기 후 이원석은 “중요한 경기에서 결승타를 때려내 기쁘다. 최근 감은 괜찮은 편이었는데 안타가 나오지 않아서 솔직히 스트레스였다. 오늘을 계기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라고 기뻐했다. 김동주-윤석민-허경민이 각각 부상 등으로 인해 2군에서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원석은 비로소 어깨를 활짝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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