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을 걸고 병역 특례와 함께 프로 문턱을 넘어섰던 유망주. 그러나 기대만큼 구위를 보여주지 못해 입단 2년차 시즌 트레이드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아직까지 그는 이적 후 1군 무대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공이 확실히 빨라졌고 최근 경기 활약상이 좋다. 그러나 꾸준한 안정감이 없다면 그는 더 퓨처스리그에서 기량을 절차탁마해야 한다. 두산 베어스 3년차 우완 김명성(25)의 가장 큰 과제는 꾸준함 장착이다.
현재 두산 2군에서 뛰고 있는 김명성은 지난 25일 경기도 성남 상무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 2군과의 경기에서 9-6으로 앞선 9회초 두산 2군의 마무리로 등판해 1이닝 동안 11개의 공을 던지며 삼진 3개로 삼자범퇴 세이브를 올렸다. 선두타자 이준호와 후속 최훈락에 이어 신인 포수 이홍구까지 모두 삼진으로 일축한 김명성이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이날 김명성의 최고 구속. 김명성은 이날 경기에서 최고 150km, 평균 140km대 중후반의 직구를 던지며 구위를 뽐냈다. 비록 퓨처스리그이기는 했으나 롯데 시절 140km 이상의 공을 거의 던지지 못해 우려를 낳았던 김명성임을 감안하면 스피드업만으로도 가히 장족의 발전이다.

중앙대 시절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평가받으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로 합류, 금메달 영광을 함께하며 병역 특례도 받은 김명성은 2011년 4경기 1패 평균자책점 9.39의 기록만을 남긴 채 지난해 6월 포수 용덕한과 맞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두산에서는 1군 실전 등판 대신 투구 밸런스를 조정하는 데 중점을 두며 롯데 포수진 일원으로 자리를 굳힌 용덕한과의 비교로 인해 팬들의 큰 아쉬움을 샀다.
올 시즌에는 어깨 통증 등이 겹치며 1군 등판 기록이 없던 김명성의 2군 성적은 아직 좋지 않다. 11경기 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10.90에 불과하다. 공략당하는 날에는 한없이 얻어 맞아 대량실점을 자초했다. 최근 두 경기서는 모두 피안타나 사사구 없이 삼자범퇴로 1이닝씩을 잘 막아냈다. 기본적으로 2군에서도 기복이 큰 모습이다.
구단 관계자는 “김명성이 이전에 비해 최근 확실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더 가다듬어야 1군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냉정하게 평가했다. 공이 빨라졌다는 것 만으로 당장 1군으로 불러올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안정된 제구력과 코너워크가 뒷받침되어 기복 없는 꾸준한 호투를 보여줘야 계투로라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팀 내 평가다.
올 시즌 야수진의 강력한 힘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두산이 더 치고 올라가지 못한 것은 외국인 좌완 개릿 올슨의 부상 이후 투수진의 갑작스러운 난조와 붕괴 현상에 있다. 지난 5월 잠깐 1군에 등록되기도 했던 김명성도 어깨 통증으로 인해 다시 재활군으로 내려가며 투수진 슬럼프 현상을 밖에서 지켜봐야 했다. 현재 두산은 뒤지고 있는 순간이라도 추격조로 팀에 힘을 보태줄 젊은 투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시즌 전 “밸런스가 좀 더 맞아 떨어져 제구가 좀 더 낮아진다면 계투진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명성. 최근 활약상과 구위가 뛰어나다고는 해도 어쨌든 2군에서의 성적이다. 그러나 1군 콜업까지 앞으로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올 시즌 두산 투수진에 새로운 피로 본격 가세할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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