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투·타 기둥들이 다시 든든하게 무게중심을 잡아줄 수 있을까. KIA가 반등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가운데 윤석민(27)과 최희섭(34)의 향후 활약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좀처럼 4위권을 추월하지 못하고 있는 KIA다. 여기에 25일 잠실 LG전에서 0-1로 패함에 따라 오히려 롯데에 5위 자리마저 내주고 말았다. 물론 승차가 얼마 되지 않아 순위가 한 단계 내려가는 것은 크게 신경 쓸 부분이 아니다. 그러나 팀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더 큰 고민이다.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던 잠실 LG 3연전에서도 1승2패로 손해보는 장사를 했다.
다만 주중 3연전의 마지막 경기였던 25일에는 한가닥 희망을 발견했다. 에이스 윤석민의 부활과 최희섭의 타격감 회복 추세다. 윤석민은 이날 8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팀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생애 두 번째 완투패를 기록하긴 했으나 투구 내용은 괜찮았다. 최희섭도 팀이 기록한 2안타 중 하나를 책임졌다. 양 팀 통틀어 유일한 장타 생산자였다.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던 윤석민은 올 시즌 12경기에서 2승4패1홀드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 중이다. 확실히 이름값에 어울리는 성적은 아니다. 구위가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7일 한화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이날 경기도 살아나는 구위를 보여줌에 따라 앞으로의 기대치를 높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로 한창 때보다는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특유의 경쾌한 투구리듬이 살아났다는 평가다. 제구도 괜찮았다. 직구의 좌우 제구로 LG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장면이 몇 차례 있었다. 선동렬 KIA 감독도 경기 후 “윤석민은 잘 던졌다”라고 했다. 윤석민 스스로도 “컨디션과 밸런스가 모두 올라오는 중”이라며 의의를 뒀다.
5경기 연속 무안타에 시달렸던 최희섭도 오래간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최희섭은 올 시즌 타율 2할6푼7리, 10홈런, 40타점을 기록 중이다. 기록도 기대에 못 미치지만 4월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탔다는 게 문제였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3할1푼9리를 기록했던 최희섭은 현재 홈런과 타점의 절반 이상(6홈런-24타점)을 4월에 기록했다. 그러나 5월과 6월에는 4홈런-14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결국 24일 경기에서는 한국무대 첫 7번 타자로, 25일 경기에서는 첫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하기도 했다. KIA 벤치에서도 최희섭에 대한 고민이 크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이날 2루타를 기록했고 나머지 타구도 모두 질이 괜찮았다. 4회 3루수 방면 타구는 LG 3루수 정성훈이 호수비를 펼쳤고 나머지 타구도 외야로 뻗어나갔다.
김용달 KIA 타격코치도 최희섭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코치는 25일 경기를 앞두고 최희섭에 대해 “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타격감은 안 좋을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는 것이다. 곧 좋아질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공교롭게도 최희섭은 이날 안타를 신고했다. 한 번쯤 사이클이 올라갈 때가 됐다는 점도 기대를 모은다. KIA가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두 선수의 반격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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