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지 않는 자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하는 자도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뒤늦게 후반기를 시작하는 SK도 “즐겁게 야구하자”를 캐치프레이즈로 삼았다.
SK는 특유의 응집력과 힘을 보여주지 못하며 전반기를 7위로 마감했다. 34승39패1무(승률 .466)의 성적은 2007년 이후 전반기 성적으로는 최악이었다. 부상 선수들이 많았고 불펜에 전력 누수가 집중되면서 특유의 힘을 찾지 못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변명이나 핑계도 댈 수 없다. 전반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더 힘껏 뛰어야 할 SK다.
SK는 올스타 브레이크 후 휴식일 일정으로 총 8일을 쉬었다. 앞으로 이렇게 오랜 휴식일이 없는 만큼 팀을 정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중간에 비가 많이 내려 계획에 다소 차질이 빚어지긴 했지만 일단 팀을 다잡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 이만수 SK 감독의 이야기다. 이 감독은 “이렇게 오랜 휴식은 처음이다. 감 측면에서 염려되는 부분은 있다”면서도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SK는 휴식일 동안 청백전 2경기를 치르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애를 썼다. 중부지방에 장맛비가 계속 내리는 상황에서 예정된 청백전을 모두 소화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다행히 24일 비가 오지 않아 작전 수행에 관련된 부분도 정비를 마쳤다. 이 감독은 “작전 및 전술 수행에 대해서는 24일 종합적으로 다 했다. 괜찮을 것 같다”고 기대를 걸었다.
이처럼 팀 전술, 그리고 선수들의 몸 상태까지 정비를 마친 SK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다. SK는 4위 두산에 5.5경기 뒤져 있다. 쉽게 만회할 수 있는 승차가 아니다. 중·상위권 다툼이 워낙 치열한 올해는 더 커 보이는 승차다. 여기서 주눅이 들면 심리적으로 쫓기게 돼 더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우승 DNA를 갖춘 SK 선수들은 현명하게 이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부담을 털고 후반기 일정을 즐기기로 했다.
이 감독은 “전반기 마지막 2경기(16~17일 문학 넥센전)를 이겼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가졌다”라고 말한 뒤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다는 것도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주장부터 너무 이기려고 하면 긴장되니까 SK답게 신나게 하면 된다고 후배들을 다독이더라. 그런 마음 자세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6회를 시작하는 만큼 아직 실점을 만회할 기회는 남아 있다. 전반기 막판 주축 선수들이 살아나는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 희망의 끈을 놓기는 이르다. 만약 SK가 치고올라갈 경우 올 시즌 프로야구 4강 판도는 말 그래도 일대 혼전이 벌어질 수 있다. 프로야구 전체 판도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꽤 크다. SK의 후반기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팀이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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