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베테랑 투수 임경완(38)이 1군 마운드에 다시 설 기회를 얻었다. 그간 1군에서 부진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가 이 베테랑 앞에 놓여 있다.
이만수 SK 감독은 25일 전화통화에서 “(26일 사직 롯데 3연전을 앞두고) 조인성 김상현 임경완 세 명이 1군에 올라온다”고 밝혔다. 이미 조인성은 25일 등록이 된 상황이고 퓨처스리그 일정을 소화하던 김상현 임경완은 부산으로 바로 합류한다. 이로써 SK도 후반기 첫 경기에 대비한 26인 1군 엔트리 구성을 마쳤다.
사실 조인성 김상현의 등록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된 부분이다. 체력 문제로 2군에 내려갔지만 어쨌든 조인성은 팀의 주전 포수였다. 공백이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타격 밸런스 문제로 2군에 내려간 김상현도 퓨처스리그 4경기에서 2개의 홈런과 4할 타율을 기록하며 서서히 살아나는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나머지 한 자리의 주인공이 임경완이 될 것이라 예상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구위가 괜찮았다는 것이 SK 2군 코칭스태프의 진단이다. 이만수 SK 감독도 이번 결정에는 김상진 퓨처스팀(2군) 투수코치의 추천이 있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김상진 코치가 추천을 했다. 임경완이 괜찮다고 하더라. 불펜에 언더핸드 투수도 없어 일단 임경완을 올렸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SK 유니폼을 입은 임경완은 고난의 인천 생활을 거듭하고 있다. 임경완은 지난해 32경기에서 2패3홀드 평균자책점 5.40에 머물렀다.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옮겼고 이에 따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어깨를 짓눌렀다. 올해도 명예회복을 위해 겨우 내내 땀을 흘렸지만 압박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1군에 올라올 때마다 “살아남아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이 임경완을 괴롭혔다. 이는 오히려 역효과가 불러왔다. 결국 가지고 있는 것조차 모두 보여주지 못한 채 다시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사실상 올 시즌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SK 불펜은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가고 있는 상태다. 박정배가 중간에서 필승조 임무를 수행하며 마무리 박희수로 이어지는 가교가 생겼다. 여기에 채병룡도 2군에서 1군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문승원 이한진 임치영 등 올 시즌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들도 임경완의 잠재적인 경쟁자다. 이번에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남은 시즌 전망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부담감을 털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이만수 SK 감독도 “좀 편안하게 해야 하는데…”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불펜 투수의 특성상 항상 여유 있는 상황에만 등판할 수는 없다. 결국 임경완 스스로가 이겨내야 한다. 이 감독은 “이번에는 그렇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면서 “불펜이 전부 정통파다. 임경완과 같은 옆구리가 1~2타자씩 끊어갈 수 있다면 좋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경완이 마지막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만약 그렇다면 SK 불펜 사정도 한결 나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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