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일본인 투수 구로다 히로키(38)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아시아 투수 중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았다.
구로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레인저스볼파크에서 벌어진 '2013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양키스의 2-0 영봉승을 이끌었다. 시즌 7번째 무실점 피칭으로 10승(6패)째를 거둔 구로다는 평균자책점도 2.65에서 2.51로 낮췄다.
전혀 흔들림없는 피칭이었다. 1회 1사 후 엘비스 앤드루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넬슨 크루스를 91마일 싱커로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했다. 2회 공 10개로 가볍게 삼자범퇴한 구로다는 3회에는 주릭슨 프로파, 레오니스 마틴에게 안타를 맞고 1사 1·2루에 몰렸으나 이안 킨슬러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앤드루스를 95마일 짜리 싱커로 투수 앞 땅볼 처리하며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4회에도 크루스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삼자범퇴한 구로다는 5회 첫 타자 미치 모어랜드를 스플리터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프로파에게 두 번째 안타를 줬지만 데이비드 머피와 마틴을 싱커로 뜬공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나갔다.
6회가 고비였다. 앤드루스의 안타와 크루스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2루. 하지만 구로다는 애드리안 벨트레를 중견수 뜬공 잡은 뒤 A.J 피어진스키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역시 두 타자 모두 결정구는 싱커. 7회에는 공 8개로 삼자범퇴해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마리아노 리베라가 시즌 33세이브째를 거두며 구로다의 승리를 지켰다.
구로다의 총 투구수는 100개였고 그 중 61개가 스트라이크. 땅볼 아웃 9개, 뜬공 아웃 4개로 땅볼 유도형 투수의 면모를 보였다. 최고 95마일 싱커를 몸쪽으로 과감하게 뿌리며 텍사스 강타선을 압도했다. 최근 3연승을 거두며 2010년 LA 다저스 시절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노모 히데오(1995~1997년, 2001~2003년)를 넘어 일본인 투수 최초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최다승은 지난해 양키스에서 기록한 16승.
이로써 구로다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시아 투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았다. 텍사스 다르빗슈 유(9승4패·2.86) 시애틀 이와쿠마 히사시(9승4패·2.99) 다저스 류현진(8승3패·3.25)을 제쳤다. 평균자책점도 아시아 선발투수 중 가장 낮다. 올해 메이저리그 첫 2점대 평균자책점도 기대해 볼만하다. 만 38세에 이루고 있는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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