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AOA는 '지상에 떨어진 천사'라는 콘셉트로 지난해 7월 데뷔해 뭇남성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당시 7+1이라는 독특한 멤버수로 데뷔해 7명의 AOA 화이트와 5명의 AOA 블랙으로 변신·합체하며 댄스와 밴드를 오가는 트랜스포머형 포맷은 당시 끝도 없이 쏟아지던 걸그룹들과 차별화를 그었다.
'엘비스'와 '겟아웃'을 댄스-밴드 버전으로 번갈아 선보이며 여느 팀들보다 2배 이상의 노력을 쏟아냈던 AOA는 덕분에 유니크(Unique)한 걸그룹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이제 AOA는 그런 차별점를 내딛고, 대중적 인지도 쌓기라는 두 번째 관문을 마주하게 됐다.
AOA 밴드 유닛인 AOA 블랙(지민, 초아, 유나, 유경, 민아)은 딱 1년 전과 똑같이 밝고 귀여운 모습으로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OSEN을 찾았다. 그들 역시 '인지도'에 대한 필요성에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 힘이 잔뜩 들어간 곡으로 대중의 마음을 헤집고 들어가는 게 쉽지 않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어요. 좀 더 다가서기 쉬운 노래로, 인지도를 쌓은 후에 우리의 실력을 차근차근 보여드릴려고요."(초아)
AOA의 세 번째 싱글 타이틀곡 '모야(MOYA)'는 분명 '엘비스'와 '겟아웃' 때와는 확 달랐다. 특히 밴드 버전에서 늘상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던 AOA 블랙이 이번엔 힘을 빼고, 소녀들의 깜찍함을 더했다.
"밴드 노래는 왠지 어렵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거든요. 근데 저희 신곡 '모야'는 후렴구에 '모야'라는 가사가 계속 반복돼 한 번만 들어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어요. 멜로디 라인도 쉬어서 대중적인 노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민아)
변화는 또 있다. '모야'는 기존 록적인 부분에 레게음과 동양적인 멜로디를 결합시킨 레게 장르의 곡. 레게와 동양적 멜로디가 뒤섞여 레게풍을 앞세운 기존 곡들과도 또 다른 느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2NE1 선배님들도 최근 '폴링 인 러브(Falling in Love)'라는 곡으로 레게를 선보였는데, 저희랑은 느낌이 달라요. 선배님들은 힙합쪽 색깔이 짙다면, 저흰 밴드다보니 록적인 느낌이 좀 더 가미됐죠. '모야'는 훨씬 쉽고, 펑키한 리듬이 실려서 친근한 느낌이 들거예요."(지민)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선배 밴드인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가 밟았던 노선을 이어간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AOA는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의 합주 장면을 지켜보기도, 선배들에게 조언을 얻기도 한다.
"선배님들은 늘상 "중요한 건 화합"이라고 강조해요. 실력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멤버간의 화합과 조화가 밴드에겐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서요. 원래 합주할 때 거울을 보고 했는데, 요즘엔 그 말을 떠올리며 원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연주해요. 저희도 언젠가는 선배님들처럼 눈빛만 봐도 통하는 날이 오겠죠?"(초아)
"지금 당장은 선배님들의 길을 따라 걷는 게 목표인 게 맞아요. 하지만 분명 우리는 초아의 보컬적인 부분이 다르고, (댄스+밴드 그룹으로) 태생 자체가 다르니 분명 다르게 진화해 나갈 거예요."(지민)
지난 23일 AOA는 도쿄 시부야 악스홀에서 쇼케이스를 열었다. 특히 AOA 블랙은 이곳에서 자신들의 스타일로 편곡한 AKB48의 '헤비 로테이션(Heavy Rotation)'을 올 라이브로 연주해 호평받았다. 대중성과 더불어 밴드로서의 역량을 놓지 않으려 노력한 것.
"'모야'는 힘을 덜어낸 대중적인 곡이지만, 활동 중에 혹시 기회가 된다면 카피곡이나, 이전 곡들의 라이브 연주도 들려드리고 싶어요. 또 엔젤캠을 통해서 여러 연주 영상을 찍어서 올릴 예정이니 기대하세요."(유나)
AOA는 오는 30일이 되면 지난해 첫 데뷔 싱글 '엔젤스 스토리(Angels' Story)'를 선보인지 딱 1년이 된다. 때론 화이트로 때론 블랙으로 활약하며, 가요계에서 유일무이한 걸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될지는 온전히 AOA 자신들에게 달렸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래요. 이게 이번 활동의 목표랍니다. 지난해 많은 신인 걸그룹과 경쟁하고, 살아남은데 의의를 뒀다면 이번에는 'AOA?'라고 물었을 때 누구나 딱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를 구축시키고 싶거든요. AOA 블랙도, AOA도 정말 열심히 할테니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세요!"(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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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C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