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차우찬은 야구계에서 누구보다 착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외모에서 알 수 있듯 순둥이 그 자체다. 주변 사람들은 차우찬이 부진할때마다 "차우찬은 잘 돼야 한다"고 발벗고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우찬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6⅓이닝 무실점(1피안타 6볼넷 8탈삼진) 쾌투. 지난달 14일 창원 NC전 이후 41일 만에 7승 사냥에 성공했다. 삼성은 NC를 6-1로 꺾고 12일 대구 한화전 이후 5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26일 대구 넥센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차우찬은 "투구 내용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그래도 팀도 이기고 나도 승리를 챙겼으니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차우찬은 "7승 달성은 코치님들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좌완 한 시즌 14승 출신 김태한 코치는 차우찬의 든든한 수호 천사. "김태한 투수 코치님과 김현욱 불펜 코치님께서 나 때문에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 성적이 좋지 않을때 심리적인 부담이 가장 크다. 김태한 코치님께서 지난해 부진할때부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리고 마무리 캠프까지 오셔서 하체 밸런스 교정을 도와주셨다. 흔들릴때마다 '잘 될테니 걱정하지 마라'고 다독여주셨다". 그리고 차우찬은 김현욱 코치의 체계적인 체력 관리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25일은 오치아이 에이지 전 삼성 투수 코치의 44번째 생일. 차우찬은 "코치님께 승리를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1주일에 한 두 번씩 오치아이 코치님과 연락을 주고 받는다. 늘 그렇듯 오치아이 코치님의 농담 속에는 뼈가 담겨 있다. 안좋을때마다 '아무 생각없이 볼넷만 허용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하면 된다'고 격려해주신다"고 말했다.
"양일환 2군 투수 코치님은 데뷔 첫해부터 함께 하며 누구보다 나를 잘 아신다. 그러고 보면 정말 큰 복이다. 좋은 코치님들을 만나서 계속 함께 있으니까". 차우찬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
차우찬은 등판을 이틀 앞둔 23일 불펜 피칭 때 최고의 구위를 과시했다. 김태한 코치는 "2010년 후반기의 모습"이라고 극찬했었다. 차우찬 또한 "그땐 공이 좋았는데 어제 던질땐 그때 만큼은 아니었다. 기복을 줄이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윤)성환이형이나 (장)원삼이형처럼 항상 일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나는 한 경기에도 몇 번씩 왔다갔다 한다"고 아쉬워 했다.
"다른 건 모르겠지만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건 자신있다.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하겠다".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2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 고지를 밟을 수 있을까. 현재 분위기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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