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가는 롯데 마운드에 새 피가 수혈됐다. 바로 사이드암 홍성민(24)이다.
홍성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주찬의 보상선수 자격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신인이었던 지난해 48경기에 출전, 56이닝을 소화하며 1세이브 3홀드를 기록해 새 바람을 일으켰던 홍성민은 롯데 이적 직후에는 선발투수 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기대 만큼의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개막 후 1군과 2군을 오가기를 3개월, 1군에서 자리잡지 못한 홍성민은 올라올 때마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힘을 냈지만 오히려 제구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던 25일, 홍성민은 대전 한화전에 7회 마운드에 올랐다. 팀은 5-0으로 앞서고 있던 상황, 홍성민은 3이닝을 3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세이브를 올렸다. 롯데 이적 후 첫 세이브다. 앞선 두 경기에서 롯데는 불펜을 모두 소모하는 총력전을 펼친 가운데 홍성민의 호투는 롯데에는 천금과도 같았다.
26일 경기를 앞두고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시진 감독은 홍성민의 호투에 만족하면서 "앞으로 불펜이서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미소를 지었다. 사실 홍성민에 대해 김 감독은 큰 기대를 드러냈지만, 동시에 따끔한 조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4일 홍성민은 KIA전에서 1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당시 김 감독은 "팔 각도가 너무 올라갔다. 구속은 올라가겠지만 공의 움직임은 덜하다"고 지적했다.
홍성민은 사이드암 보다는 스리쿼터에 가까운 팔 높이로 공을 던진다. 강속구 투수가 아닌 다음에야 투수에게 중요한 것은 구속보다는 공의 움직임이다. 팔을 조금 높게 들어 던지면 구속은 좀 더 나오지만, 아무래도 공의 움직임은 밋밋해진다. 김 감독은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 감독은 25일 홍성민의 투구에 대해 "팔 각도가 많이 내려왔다"면서도 "그래도 좀 더 내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스리쿼터는 손목이 팔꿈치보다 높은 위치에서 공을 던지게 되는데, 팔이 위로 들리면 공의 움직임이 적어진다. 젊은 투수들은 구속 많이 나오는 걸 좋아하겠지만, 투수는 구속보다는 구위, 움직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 불펜은 점점 지쳐가고 있다. 작년과 비교해보면 최대성이 수술과 재활로 빠졌고, 김사율은 선발 수업을 받고 있다. 여기에 정대현도 작년만 못하다. 새로운 피가 시급했던 롯데 불펜에 홍성민의 호투는 호재, 이제 과제는 팔 각도를 조금만 더 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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