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팀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나란히 후반기 첫 등판에 나선다.
삼성과 넥센은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시즌 11차전 선발로 각각 릭 밴덴헐크(28)와 앤디 밴 헤켄(34)을 예고했다. 전날 타격전 끝에 13-7로 승리한 삼성은 7연승과 팀 선두 굳히기를, 2연패에 빠진 넥센은 한 경기 차로 바짝 붙고 있는 두산을 떼어내고 3위 지키기에 나선다.
그러나 쉽게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하는 것은 두 외국인 선발의 부진 때문이다. 특히 올 시즌 13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4.50에 그치고 있는 밴덴헐크는 지난 1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2군에서 구위 재조정에 나서기까지 했다. 150km대 강속구와 낙차 큰 변화구 등 주무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삼성은 그와 함께 있던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를 웨이버 공시하고 26일 새 외국인 우완 카리대를 영입했다. 같이 뛰던 동료 선수의 방출은 밴덴헐크에도 큰 자극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방출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밴덴헐크가 되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의 마지막 승리는 5월 24일 한화전이다.
앤디 밴 헤켄은 일단 염경엽 넥센 감독이 "시즌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실업 걱정'은 없지만 그답지 않은 부진에 스스로도 힘들어하고 있는 모습이다. 밴 헤켄은 지난 시즌 11승을 거두며 동료 브랜든 나이트와 27승을 합작했으나 올 시즌은 7승6패 평균자책점 4.42에 머무르고 있다. 승수에 비해 기복 큰 피칭이 밴 헤켄의 발목을 잡는다.
올 시즌 창단 첫 가을야구의 꿈을 꾸고 있는 넥센이 지난해 후반기와 같은 시련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선발진이 안정돼야 한다. 그러나 강윤구, 김병현, 김영민 등 토종 선발들은 아직 완전히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외국인 투수들의 호투다. 밴 헤켄의 어깨가 더욱 무거운 이유다.
외국인 투수는 잘 던지면 '가족'으로 사랑받지만 못 던지면 바로 '용병'으로서 평가받는다. 그것이 냉철한 프로의 세계다. 밴 헤켄은 2년차 외국인의 자존심에도 상처를 받았다. 밴덴헐크는 이름값 만큼 기대가 컸던 팬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두 외국인 투수가 후반기 첫 등판에서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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