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타율 .371’ 박정권, 연쇄폭발의 뇌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7.27 06: 24

박정권(32, SK)의 방망이가 불타오르고 있다. 팀의 4번 타자 고민을 말끔하게 날려버리며 해결사 면모를 되찾았다. 전반기 내내 SK를 따라다닌 ‘최정 와이번스’의 오명도 박정권의 불방망이 속에 서서히 지워지고 있다.
박정권은 26일 사직 롯데전에서 3타수 3안타 5타점의 맹활약을 선보였다. 2회 첫 번째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감을 조율한 박정권은 3회 2사 만루에서 롯데 선발 허준혁을 상대로 깨끗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이날의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미 2회 기회를 놓쳤던 SK였다. 박정권이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면 또 한 번 김이 빠져 어려운 경기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2타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안타였다.
이어 박정권은 4회 1사 만루에서는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추가했고 6회 1사 1,2루에서는 중견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로 루상의 주자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5타점 경기의 완성이었다. 박정권이 5타점 경기를 한 것은 이날이 올 시즌 처음이었다. 선발로 나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김광현과 함께 팀 승리를 이끈 주역이 됐다.

5타점도 5타점이지만 전반기 중반 이후부터 살아난 타격감을 8일 휴식 이후에도 이어갔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었다. 팀의 주축 타자로 기대를 모았던 박정권은 4월 2할2푼2리의 타율을 기록한 것에 이어 5월에도 타율 2할3푼7리로 부진을 이어갔다. 5월까지 홈런은 단 2개, 타점은 7점이었다. 충격적인 성적표였다. 스스로의 말대로 조급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6월 이후로는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로 거듭났다. 박정권은 6월 이후 타율 3할3푼3리, 7홈런, 36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무려 1.040에 이른다. 해결사 면모가 되살아났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이 기간 중 박정권이 수확한 36타점은 3경기를 더 치른 강정호(넥센)와 함께 리그 최고 성적이다. 주자대비 타점도 0.27로 역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런 박정권이 4번에 자리잡음에 따라 3번에 위치하는 최정에 대한 의존도도 줄어들고 있다. 6월 20일까지 최정이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에서 SK의 성적은 5승6패였다. 최정이 터지지 않으면 힘겨운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박정권이 본격적인 해결사 몫을 한 6월 중순 이후로는 5승1패다. 최정의 활약 없이도 승리하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일단 집중견제에 시달리던 최정의 어깨가 가벼워지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박정권 뒤에 들어서는 타자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박정권과의 승부가 까다롭다보니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원 김상현 한동민 등이 수혜자가 될 수 있다. 박정권이라는 확실한 뇌관을 되찾은 SK 타선이 연쇄폭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