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은 혼자 산 지 12년차인 '경력있는 독거남'이다. 그는 조금 외롭지만 유쾌하고 소박한 독거인의 삶을 공개해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했다.
김제동은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특별 출연했다. 그는 '독거의 신'으로 초빙돼 하루동안 무지개회원들과 함께 생활하며 여러 가지 일상들을 공개했다.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서 꽤 오랜 기간 혼자 살아왔던 김제동은 MBC '무한도전'을 통해 '서래마을 꼬마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김제동은 그러한 별명에 걸맞은 자그마한 체구로 조금 궁상맞아보이기도 하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독거 생활'을 이어나갔다.

일단 김제동의 하루는 헝클어진 머리로 배를 긁적이며 빗소리에 깬 모습으로 시작됐다. 그리곤 장맛비로 인해 시들해져버린 텃밭의 채소들을 바라봤다. 평화롭지만 조금은 외로워보이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김제동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삶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혼자 사는 게 크게 나쁘지 않다"며 "겷혼해서 지지고 볶고 사는 분들이 더 대단하다"는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휘리릭 눈 깜짝할 사이 미숫가루 쉐이크로 아침을 해결한 김제동은 아침 조깅에 나섰다. 그리곤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애정 어린 참견을 늘어놓아 웃음을 자아냈다. 온 동네 사람들과 안부를 묻고, 라이트가 켜진 차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를 알렸다. 김제동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동네 사람들과의 사회적 연대로 외로움을 이겨내고 있었다.
이윽고 김제동의 집을 찾아온 노홍철, 데프콘, 김광규, 김태원 등의 무지개회원들은 홀아비 냄새로 가득한 그의 집에 경악했다. 또한 탁자 위엔 성모마리아가 있고, 한 쪽엔 스님들의 다도가 놓여있는 점도 김제동 다웠다. 그러나 김제동은 무지개회원들의 반응에도 "무슨 냄새가 나냐"며 조용히 손님들을 대접할 주전부리를 준비했다. 툴툴거리면서도 익숙한 듯 다과를 내어오는 김제동의 모습에서 소박한 즐거움이 묻어나 눈길을 끌었다.
무지개회원들의 김제동 삶 체험은 비구니 스님들 찾아가기와 승마로 마무리됐다. 이 곳에서도 김제동은 자신의 취미를 무지개회원들에게 설파하며 잔잔한 깨알 웃음을 자아냈다.
이제 대표적 독거 연예인 캐릭터를 굳혀가는 듯한 김제동의 일상은 여름밤의 안방극장에 편안한 웃음을 선사했다. 그의 하루는 얼핏 궁상맞아보이지만 당사자는 절대 아니라고 주장하기에 더욱 유쾌했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남자 연예인들의 일상을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촬영, 싱글라이프에 대한 솔직한 애환과 삶에 대한 철학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김태원·이성재·김광규·데프콘·노홍철·강타 등이 출연한다.
mewolong@osen.co.kr
'나혼자 산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