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길이 걸어온 길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네티즌의 공격대상이 될 정도로 미움받곤 했다. 그랬던 길이 달라졌다. 그는 '무한도전'의 히든카드로 거듭나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활약하고 있다.
길은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인어공주 분장으로 등장했다. 그의 모습을 본 유재석이 "고등어 같다"고 표현했을 만큼 길은 등장만으로도 강력한 '비주얼 쇼크'를 일으켰다.
과거 길은 '무한도전' 내에서 위축된 모습이었다. '무리수'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었던 그는 다소 대중들의 맘에 들지않는 멘트와 행동들로 악플의 단골 주인공이 됐다. 악플이 늘어갈수록 길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그는 자꾸만 소심해졌고 움츠러들었다.

'무한도전'에 등장한지 올해 4년차다. 그리곤 오래 기다린만큼 길의 예능감은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길은 이제 네티즌으로부터 '제일 웃겼던 장면'을 담당하는 멤버가 됐다.
길은 적극적으로 멤버들과의 '예능 하모니'를 만들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호신댄스를 추는 하하에게 다가가 그의 가슴 속에서 휴지 뭉치를 꺼냈다. 그는 "이게 뭐냐"며 딴지를 걸었고, 하하가 웃음이라는 골을 넣기 전 멋진 도움주기를 제공했다.
이 뿐 아니라 길은 고등어라는 별명에는 배를 쓰다듬으며 "알들아, 알들아"라며 한술 더 떴다. "네 인기는 거품이다"라는 박명수의 독설에는 "인기가 있어야 거품이지"라고 응수했다.
또한 그의 활약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이날 방송에서 각자 다른 공주 캐릭터 분장으로 등장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카메라 앞에서 힘껏 예쁜 표정을 지으며 스태프들을 경악케 했다. 이에 유재석은 가장 못생긴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자고 제안했고, 차례로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카메라 앞에 선 이는 길이었다. 그는 붉은색 가발을 살짝 내리고 본래의 민머리를 드러냈다. 그리곤 최선을 다해 코믹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유인원을 보는 듯한 길의 얼굴은 웃지 않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어진 유인원과 길의 합성사진은 이러한 재미를 더욱 배가시켰다.
길이 드디어 빛을 보나보다.'무한도전' 제작진과 멤버들의 길을 향한 오랜 기다림이 결실을 맺고 있다. 매번 방송 이후 길에게 쏟아지던 혹평은 어느새 잠잠해졌다. 그리고 길이 제 역할을 해내기 시작했다는 평이 늘었다. 26일 방송분에서는 길의 유인원 장면이 가장 웃긴 하이라이트로 꼽히기도 했다. 예능 히든카드로 변신한 길의 또 다른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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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