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저주 풀어주세요", 정훈 역전타 뒤엔 강민호?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7.28 06: 15

"바깥쪽 직구 하나만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그 코스로 공이 들어왔고, 우익수가 공을 잡지 못하는 걸 확인하고 곧바로 3루까지 뛰었다."
경기를 승리로 마친 뒤 롯데 내야수 정훈이 밝힌 적시타 장면이다. 정훈은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2번 타자로 출전했다. 세 타석에서 범타에 그쳤던 정훈은 2-3으로 뒤진 7회 2사 2,3루에서 박정배를 상대로 2타점 역전 3루타를 작렬시켰다.
비록 8회 롯데가 동점을 허용한 뒤 다시 점수를 올려 정훈의 안타는 결승타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꿔놨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었다. 정훈은 7회 타석에서 유니폼에 공이 스쳤음에도 느끼지 못했을 정도로 집중했고, 결국 안타 한 방으로 기세를 롯데 쪽으로 가져왔다.

경기 후 정훈은 타자 수훈선수로 선정, 상금까지 획득했다. 그런 정훈을 보고 지나가던 강민호가 "안타친거 내 덕분이라고 빨리 얘기하라"고 한 마디를 던지고 지나갔다.
강민호에게 자세한 사정을 묻자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폰 게임 이름이 나왔다. 주사위를 던져 세계를 이동하며 도시를 사는 보드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이식한 게임이다. 강민호는 "오늘 경기 전 (김)대우형이랑 나, 훈이 이렇게 셋이 그 게임을 했다. 그런데 훈이가 찬스카드로 날 파산시키려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훈이에게 '너 나 파산시키면 오늘 4타수 무안타'라고 경고 했는데도 날 결국 파산 시키더라"고 섭섭하다는 듯이 말했다.
물론 장난으로 한 말이었지만 정훈은 6회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정말 안타를 치지 못했다. 다급해진 정훈은 강민호를 찾아와 "형, 저주 제발 풀어달라"고 사정을 했고 강민호는 그제서야 "너 저주 풀렸다"고 답해줬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다음 타석에서 정훈은 역전타를 날렸다.
생각보다 무시무시했던 강민호의 저주, 어쩌면 롯데 선수들은 더 이상 경기 전 강민호와 스마트폰 게임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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