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발' 돌풍을 몰고 오는 선수들이 넥센 히어로즈의 새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 6월말 1군에 처음으로 올라와 27일 대구 삼성전까지 20경기에 출장해 타율 4할1푼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외야수 문우람(21)은 2011년 말 신고선수로 넥센에 입단한 뒤 지난해 말 처음으로 1군에서 이름을 알린 뒤 올 시즌 다시 온 기회를 꽉 잡으며 1군 주전으로 뛰고 있다.
갖은 사고로 비어버린 내야 자원을 메우기 위해 1군에 올라온 내야수 김지수(27)도 서건창의 부상을 메우는 2루수로서 최근 출장하며 12경기에서 2할9푼4리를 기록하고 있다. 삼진 2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 6개를 얻어내는 선구안과 안정된 수비 능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또 하나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지난 27일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외야수 안태영(28)은 2004년 삼성에 입단했지만 이날 프로 데뷔 처음으로 1군 경기에 출장해 4타수 4안타(1홈런) 2득점 1타점 1볼넷으로 단숨에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넥센은 또 하나의 '스토리' 탄생에 박수를 보낼 만했다.
신고선수 중 사연 없는 이가 누가 있겠냐만 팀내 서건창(24)과 문우람 만큼 안태영도 우여곡절 끝에 다시 배트를 잡은 선수다. 안태영은 2004년 삼성에 입단했으나 방출된 뒤 입대, 트레이너, 사회인 야구 심판 등을 거쳐 다시 고양 원더스에서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해 8월 넥센에 입단했다. 올 시즌 퓨처스 남부리그 홈런 1위(12개)를 달리고 있는 거포 타자다.
가장 1군에서 멀리 떨어진 2군 훈련장인 강진에서도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훈련할 수 있었던 것은 넥센 2군 코치진의 지도에 있다. 현재 남부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성갑 2군 감독은 항상 "너희는 몸은 2군에서 뛰지만 마음은 1군을 바라봐야 한다"는 말로 자칫 좌절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안태영은 27일 1군에 올라온 뒤 "김 감독님이 '이제 (2군에) 오지 말라'고 하셨다"고 했다. 그 역시 "김 감독님과 강병식 타격코치님을 위해 이제 1군에서 더 좋은 활약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의 뜨거운 기온도 "강진보다 덥지 않다"며 웃었다.
넥센은 27일 기준 4위 두산에 1경기 차 앞선 3위를 유지하고 있다. 계속해서 새로운 선수가 활약을 보여주고 절실한 선수들이 기회를 얻는 것은, 그 선수들뿐 아니라 자극이 필요한 기존 선수들과 기회를 얻고 싶어하는 다른 유망주들을 위해 좋은 일이다. '강진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넥센이 현재와 미래가 모두 무서운 팀이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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