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우완 릭 밴덴헐크(28)의 넥센전 호투는 단순한 한 번의 피칭이 아니었다.
밴덴헐크는 지난 27일 대구 넥센전에서 7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팀의 6-5 승리에 발판을 놨다. 비록 1-2로 뒤진 상황에서 패전 요건을 갖췄으나 그가 상대 선발 앤디 밴 헤켄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피칭을 보여주며 점수차를 좁힌 덕분에 뒤집기 재역전극이 가능했다.
밴덴헐크는 이날이 지난 9일 대구 SK전 이후 16일 만의 등판이었다. 올 시즌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던 밴덴헐크는 SK전에서도 4이닝 동안 5실점(3자책)을 기록한 뒤 올스타 브레이크 겸 구위 재조정을 위해 2군에 내려갔다.

아네우리 로드리게스가 최근 방출됐지만 삼성 코칭스태프는 밴덴헐크를 품기로 했다. 150km가 넘는 빠른 공과 예리한 변화구를 가진 '한국형 용병' 밴덴헐크는 버리고 가기에 아까운 카드다. 그러나 전반기 3승5패 평균자책점 4.50의 성적은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삼성이 품고 가기에도 애매한 수치였다.
밴덴헐크는 '2군 요법'으로 다시 재조정 기간을 거친 뒤 첫 등판에서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며 마운드를 오래 지켰다. 올 시즌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6.30을 기록한 넥센 강타선을 상대로 한 호투였기에 그 의미가 더 컸다. 팀은 그동안 제대로 덕을 보지 못했던 외국인 투수의 호투로 7연승을 질주했다.
밴덴헐크가 후반기에 청신호를 밝히면서 삼성도 후반기 역시 선두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2위 LG와는 2.5경기차가 나는 상황. 강한 토종 선발진과 짜임새 있는 타선이 탄탄한 가운데 외국인 투수의 호투까지 겹쳐진다면 삼성의 독주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밴덴헐크에게 다시 기대를 갖고 있는 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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