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투수 수난시대, 같은 날 동시 붕괴 이유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7.28 06: 06

특급 마무리들이 같은 날 동시에 무너지는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삼성 오승환(31) 넥센 손승락(31) LG 봉중근(33) 롯데 김성배(32)가 지난 27일 약속이라도 한듯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가장 큰 이변은 역시 대구구장이었다. 지난 5월2일 대구 경기에서 오승환이 9회초 1-1 동점 상황에서 김민성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은 데 이어 9회말 손승락이 2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블론세이브를 범한 바 있는데 이날 경기에서도 두 투수가 순서만 바꿔서 함께 무너졌다. 
손승락이 먼저였다. 손승락은 3-1로 리드한 9회말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2실점하며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주자가 없는 2점차 리드. 비교적 여유있는 상황이었지만 삼성 타자들의 매서운 방망이를 당해내지 못했다. 7월 이후 평균자책점 5.68, 피안타율 2할9푼6리로 적신호가 켜졌다. 세이브 부문 1위(24개)를 달리고 있지만 갈수록 더 불안해진다. 

오승환도 손승락의 뒤를 따랐다. 3-3 동점이 된 연장 10회초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박병호에게 솔로 홈런을 맞더니 김민성에게 몸에 맞는 볼에 이어 안태영과 서동욱에게 연속 안타로 추가점을 허용했다. 오승환의 1경기 2자책점은 지난해 7월12일 대구 LG전 이후 1년여 만으로 올 시즌 처음이었다. 11~12회를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지만 뭔가 모를 아쉬움이 남았다. 
잠실구장에서는 LG 마무리 봉중근이 흔들렸다. 5-2로 리드한 8회말 2사 1루에서 김현수를 삼진 처리하며 불을 껐으나 9회말에만 2루타 2개 포함 무려 6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며 3실점했다. 9회초 LG가 4득점하며 점수차가 벌어졌기에 망정이지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봉중근의 1경기 3실점도 지난해 마무리 전환 후 처음. 22세이브째를 올렸지만 봉중근의 7월 평균자책점(3.68)·피안타율(0.367)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사직구장에서는 롯데 마무리 김성배가 블론세이브했다. 4-3으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서 구원등판한 김성배는 김재현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한동민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동점이 돼 시즌 5번째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롯데 타선이 8회말 곧바로 3득점을 올리며 9회초를 막고 시즌 첫 승을 챙겼지만 깔끔하지 못했다. 김성배도 7월 평균자책점(3.18)·피안타율(0.261)이 시즌 평균자책점(2.90)·피안타율(0.224)보다 더 높다.  
손승락·봉중근·김성배는 올해 세이브 부문 1~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마무리투수들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 시즌을 치를수록 피로가 쌓이며 여름에 고비를 맞이한 모습이다. 특히 김성배와 봉중근은 2이닝에 걸쳐 나오는 '1+ 이닝'이 각각 16경기·13경기로 부담이 컸다. 1이닝 마무리와 거리가 있었다. 반면 17세이브로 이부문 5위에 머물러있는 오승환은 팀이 이기는 중에도 세이브 기회가 오지 않아 등판 간격에 따른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후반기 들어 중상위권의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시작되고 있다. 마무리투수들의 체력 및 컨디션 관리가 순위 싸움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waw@osen.co.kr
오승환-손승락-봉중근-김성배(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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